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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형근의 꿀잼툰] 남자끼리 ‘썸’ 탄다고 동성애는 아니죠
[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요즘 ‘나홀로 족’이 대세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506만 가구, 전체의 26.5%를 차지할 정도라는데요. 골목 마다 들어서는 원룸과 오피스이 세태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혼자하는 시간이 많아진 지금, 인연(因緣)을 만들기란 참 쉽지 않습니다. 그게 동성이든 이성이든 말이죠. 

[사진=웹툰 '썸남']

웹툰 ‘썸남’은 20대 대학생 기제와 규태, 둘의 묘하게 얽힌 인연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두 사람은 일면식도 없습니다. 아파트 옆집 이웃사촌일 뿐입니다. 나이도 비슷한 두 사람은 어색한 인사 끝에 “언제 술이나 하죠”라고 말합니다. 인사치레로 한 말이었지만, 매일같이 마주치니 결국엔 약속을 잡을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됩니다.

술잔을 기울여도 코드가 다른 두 사람, 도통 친해지기 어렵습니다. “왠지 짜증난다”. 속으로 되내여도 운명은 피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회피하려고 해도 둘은 분리수거장, 세탁소, 복도에서도 끊임없이 마주칩니다. 여간 불편한게 아닙니다.

결국 서로는 피할 수 없는 연을 느낍니다. 이성관계였다면 ‘천생연분’이었겠지만, ‘동성’끼리는 사실 참 난감하죠. 


두 사람 사이엔 같은 과 친구 민아가 있습니다. 오죽하면 민아의 관점에서 둘은 ‘동성연애 커플’로 보일까요. 항상 붙어있고, 서슴지 않고 포옹하고. 물론 기제와 규태가 그럴 의도는 전혀 없는데도요.

민아의 시선에서 둘을 바라보는 의도된 메시지가 숨겨져 있습니다. “‘틀림’이 아니라 ‘다름’임을 인정하고 취향을 존중해야한다”라는 동성애를 향한 시선 말이죠. 



사실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는 쉽사리 용인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연령대가 어릴 수록 동성 커플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죠.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5’에서는 20대 이하 57.5%, 30대 50.9% 등 낮은 연령대일수록 동성애 포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0대는 29.5%로 가장 낮았고요.

이런 사회 분위기가 웹툰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그러나 ‘썸남’에선 다소 생소한 ‘커밍아웃’도 아주 유쾌하게 그려집니다. 기제와 규태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은 미혜의 남자친구가 폭탄 고백을 하며 보는 사람이 민망해지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하죠. 


웹툰 ‘썸남’에는 20대 청춘의 생생한 고민이 담겼습니다. 다만 학점과 취업이 중점이 아닌 고독한 나홀로족의 삶이 이야기의 주입니다. 누구도 챙겨주지 않을 때 묵묵히 옆에서 손 내민 ‘그놈’. 정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외롭고 답답해 인연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나요. 웹툰 ‘썸남’을 본다면, 그게 꼭 이성일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구든 마음을 붙일 수 있다면 좋은 인연이 될 수 있는 거겠죠.

s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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