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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보드 단 태블릿’ vs ‘얇아지는 노트북’ 생존 경쟁 승자는?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얇아진 노트북, 키보드를 단 커진 태블릿의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휴대성과 함께 고성능까지 요구되는 ‘이동형 컴퓨터’ 시장을 놓고 양 진영은 신제품을 쏟아내면서 영역 확장에 여념없다.

일단 기선은 노트북이 잡았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뚜께 22㎜ 이하 울트라 슬림 노트북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IT 시장 분석 기관 한국IDC는 지난해 울트라슬림 노트북은 국내에서만 106만대가 출하되며 전체 노트북 시장의 47.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전 세계에 출하된 노트북 중 26.3%가 울트라 슬림 제품이였다. SSD 등 주요 부품 가격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반면, 성능 향상 속도는 기대 이상인 까닭이다.

반면 울트라슬림 노트북과 시장 중첩이 불가피한 태블릿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대만 디지타임즈는 애플의 아이패드가 1분기 980만대의 출하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아이패드의 위기는 전체 태블릿 시장 규모 축소와 맞물려 있다. 디지타임즈는 올해 1분기 전체 태블릿 시장 규모는 4665만대 수준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8.6%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휩쓸었던 중국산 화이트박스 제품 역시 25%에 가까운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소비자들의 어정쩡한 태블릿에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시된 키보드 달린 태블릿의 본격적인 보급은 변수다.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와 MS의 서피스북, 또 삼성전자와 HP 등이 선보이고 있는 제품 들이다. 가격은 이미 100만원 정도까지 내려가, 울트라 슬림 노트북과 대등한 수준이 됐다.

화면을 키우고, 다양한 편의장치를 덧붙인 태블릿들의 장점은 휴대성과 편리함이다. 아이패드 프로를 선보인 애플의 팀쿡은 “아이패드 프로가 오디오, 동영상 재생에도 강점을 지닌 까닭에 사무실 업무의 필수 도구로 지난 수십 년 동안 군림해온 PC를 밀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PC를 보고 있으면 그걸 사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많은 이들에게 아이패드 프로가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컴퓨터의 대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애플에서 맥북이라는 노트북을 만들고 있지만, 아이패드로 이를 대체할 것이라는 의미다.



서피스북을 선보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마찬가지다. MS 디바이스 사업을 총괄하는 파노스 파네이(Panos Panay)는 지난해 10월초 제품 공개 행사에서 서피스북을 가리켜 “궁극의 노트북(the ultimate laptop)”이라 부르며 “지금까지 만들어진 PC 중에 가장 앏고 가장 강력하다”고 자랑했다. 심지어 삼성전자는 18인치까지 화면을 키워, 노트북은 물론 개인용TV 시장까지 동시에 잡겠다는 각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울트라 슬림 노트북들의 가격이 최근에는 100만원 선까지 내려가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윈도 기반 제품에 휴대성까지 더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용으로 개발된 다른 OS에 기반한 제품들이 노트북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될 양 진영의 싸움의 포인트는 ‘효율성’이다. 고성능을 요구하는 전통 PC 사용자들의 기대를 커진 태블릿이 만족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 관계자는 “태블릿이 노트북 시장을 잠식하기 위해서는 기존 노트북의 장점 뿐 아니라 태블릿 만의 특화된 것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못할 경우 역으로 점차 얇아지고 가벼워지고 있는 노트북에게 태블릿 고유 시장을 내주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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