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노선 장악 김종인은 ‘굳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당권이 흔들리고 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최경환 의원 등 친박들의 거센 공세 때문이다. 김 대표는 “외로운 싸움”이라고 했다. 반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당의 공천과 노선을 빠르게 장악하며 권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 |
새누리당(왼쪽)과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각각 원내대책회의와 비대위ㆍ선대위 연석회의를 열고 있다. 새누리당은 공천싸움으로 연일 내홍이 심한 상황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대표에 권력이 집중되면서 일사불란한 모습이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여당인 새누리당의 당권 분열은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김대표가 그만 두든지, 내가 그만 두든지”라고 공개적으로 말할 정도로 심각한 양상이다. 반면 더민주에선 김종인 대표의 행보마다 논란이 일지만 공개적으로 표출되는 당내 반대 목소리는 없다. 두 대표의 지도력이 여야 각당의 4ㆍ13 총선 결과를 좌우할 핵심변수로 떠올랐다.
김무성 체제는 불안하다. 친박계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사실상 전략공천과 국민여론조사 100%원칙으로,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 원칙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친박 ‘거물’들도 연일 포화다. 18일 최고위원회에서 서청원 최고위원이 “(김대표의) 그런 언행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해 양자간 설전이 거듭됐고, 결국 김 대표가 “회의 그만합시다”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일이 벌어졌다.
![]() |
새누리당(왼쪽)과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각각 원내대책회의와 비대위ㆍ선대위 연석회의를 열고 있다. 새누리당은 공천싸움으로 연일 내홍이 심한 상황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대표에 권력이 집중되면서 일사불란한 모습이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정치권에선 새누리당 전체적으로는 친박과 비박계의 분포가 5.5 대 4.5 정도로 팽팽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공천룰 적용의 핵심인 최고위와 공관위는 친박이 절대 다수다. 김무성 대표가 홀로 싸우는 격이다.
반면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공천권과 당 노선, 현안 대책 등 결정권을 자신의 손 안에 빠르게 집중시키고 있다. 18일 쟁점법안과 선거구획정을 위해 밤늦게까지 이어진 여야 지도부 회동은 성과없이 끝냈지만, 테러방지법을 두고 회의에서 김 대표가 여당 입장에 공감을 표했느냐 아니냐가 이슈가 됐다. 김 대표의 입만 바라본 셈이다. 그동안 김 대표는 쟁점법안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을 다 못했다”며 직접적인 의사표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는 결국 쟁점법안 처리 결정권도 김 대표 손에 들어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종인 대표는 이날 외부 영입 인사들과 오찬을 하면서 전략공천으로 모두 책임지기는 힘들다는 뜻을 전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