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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 겸재의 삶과 예술, 16폭 그림처럼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국보 제 216호 ‘인왕제색’, 국보 217호 ‘금강전도’…

겸재 정선(1676~1759)의 진경산수화풍의 걸작이다. 그러나 이 보다 더 영향력을 미친 그림이 있다. 한 장의 그림이 도시 환경을 뒤바꿔 놓은 역사상 유례 없는 사례를 겸재는 만들었다. 바로 그림 ’수성동‘이다. 서울시가 아파트와 시멘트로 뒤덮인 수성동계곡을 그림 속 경관으로 통째 복원한 것이다.

겸재 정선은 당시 미술계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으며 동아시아 예술의 중심이었던 중국에까지 이름을 날렸다. 성리학이 지배한 조선사회에서 당대의 문화흐름을 자기 식으로 수용해 새로운 화풍을 만들어낸 것이다.

겸재 정선, 붓으로 조선을 그리다/이석우 지음/북촌 펴냄

이런 관점에서 이석우 겸재정선미술관장은 겸재를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미술가’로 새롭게 규정한다. 당시 첨단문물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었던 관상감의 천문학 겸교수로 있었다는 점에 이 관장은 주목한다.

‘겸재 정선, 붓으로 조선을 그리다’(북촌)는 겸재 대표 그림을 테마로 16폭의 그림을 감상하듯 겸재의 삶과 예술을 다면적으로 조명한다.

저자는 그의 그림 속에서 역사를 보는 시선과 인간답게 사는 법에 대한 고민을 읽어내고 강세황, 김홍도, 신윤복, 심사정 등 여러 화가들의 작품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겸재 그림의 의미의 켜를 쌓아올린다. 작품의 무대가 된 곳도 직접 찾아가 겸재의 시선으로 대상을 바라보는가하면 역사적 상황속에서 겸재의 삶과 그림이 주는 메시지도 놓치지 않았다.

저자는 숙종 경종 영조 대 극심한 당쟁 속에서 겸재가 관료로서 예술가로서 일궈낸 성취의 비결로 겸허와 겸손의 정신을 꼽는다. 겸재의 자화상으로 추정되는, 선비의 격조를 보여주는 ‘독서여가’, 뛰어난 현장감을 보여준 ‘도산서원’‘쌍도정’‘양천현아’, 의지의 표상인 ’노송대설‘’노송영지‘’사직송‘ 등 겸재의 여러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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