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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 스마트워치 탑승, 경로우대 소비자엔 ‘그림의 떡’
시니어패스와 연동 안돼 무용지물
티머니·캐시비 앱도 등록기능 없어



#. 73세의 우영주 씨는 고령이 무색한 얼리어답터다. 우 씨는 세련된 디자인은 물론, 교통카드 기능에 반해 국산 브랜드의 스마트워치를 구입했다. 하지만 택시나 버스 탑승 시에만 이용하고, 지하철을 탈 때는 쓰지 못하고 있다. 만 65세 이상 경로 우대자에게 발급되는 ‘시니어 패스’(어르신 교통카드)를 스마트워치로는 이용할 수 없는 탓이다. 서울시에 민원을 제기해 보기도 했지만 별다른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우 씨는 “가장 자주 타는 지하철에서 스마트워치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 실망스럽다”며 “IT 강국인 한국에서 시니어패스를 스마트워치와 연동시키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우 씨처럼 스마트워치의 교통카드 기능에 눈독들인 소비자라면, 승차권 단말기에 팔목을 대고 개찰구를 빠져나오는 장면을 상상했을 법 하다. 하지만 고령 소비자의 경우, 스마트워치가 있더라도 교통카드 기능의 편리함은 ‘반쪽’에 불과하다. 교통카드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의 경우도 마찬가지. 티머니나 캐시비와 같은 교통카드 앱에 시니어패스를 등록하는 기능이 없는 탓이다.

따라서 우대자의 경우 반드시 실물 카드를 들고 다녀야 한다. 굳이 스마트워치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지하철을 타고 싶다면, 운임을 지불하고 추후 환불받는 방법도 있다. 물론 이런 수고로움을 감내할 이용자는 없다.

이는 스마트워치나 스마트폰 제조사의 문제는 아니다. 시니어 패스는 지하철 무임 이용 기능이 포함된 티머니(Tmoney) 충전식 선불 카드인데도, 티머니 모바일 앱과 연동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티머니의 운영과 서울시의 교통카드 사업은 국내 최대 교통카드 업체인 한국스마트카드가 담당하고 있다. 시니어 패스가 티머니 앱과 연동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 한국스마트카드 측의 답변을 듣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국스마트카드의 대주주이자 시니어 패스 발급 및 관리를 담당하는 서울시 측은 시니어 패스의 모바일 연동이 여러 부처와의 업무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난색을 표시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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