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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BI, 아이폰 하나 놓고 석달 넘게 씨름…보안 푸는데 144년 걸린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테러범의 아이폰에 담긴 내용을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볼 수 있도록 도우라는 법원 명령을 애플이 정면으로 거부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첨단 기술을 수사에 접목하는 것으로 알려진 FBI가 아이폰 하나를 열지 못해 제조사에 대한 강제수사에까지 착수한 까닭은 무엇일까.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FBI의 고충이 일상에서 친구의 아이폰을 열어보지 못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애플의 놀라울 만큼 강력한 보안체계를 17일(현지시간) 상세히 소개했다.

아이폰의 최신 보안체계를 보면, 잠금해제를 위한 암호 입력을 5차례 틀리면 다음 입력까지 1분을 기다려야 하고 9차례 틀린 뒤부터는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

암호를 10번 넘게 틀리면 아이폰에 담긴 자료가 자동으로 삭제되도록 개인설정을 통해 사생활 보안의 수위를 높일 수도 있다.

FBI는 작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버너디노에서 총기난사로 14명을 살해한 테러리스트 사이드 파룩의 잠긴 아이폰을 두고 석달 넘게 씨름하고 있다.

현재 FBI는 틀린 암호를 입력하더라도 다음 입력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없애달라고 애플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FBI는 아이폰을 분해한 뒤 따로 고안한 프로그램에 연결해 암호 조합을 대량으로 입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애플이 입력과 입력 사이에 걸리는 잠금장치를 없애는 데 협조하더라도 아이폰에는 더 큰 보안장벽이 버티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이 암호를 인식하는 데 12분의 1초가 걸리도록 복잡한 연산장치를 만들어 놓았다. 다시 말하면 FBI가 고속 입력기를 가동하더라도 암호조합을 1초에 12개밖에 시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알파벳 소문자와 숫자가 섞인 6자리 조합, 21억7000만 경우를 모두 입력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년 6개월로 계산된다.

아이폰의 6자리 암호가 모두 숫자로 이뤄졌다면 조합은 100만개 정도로 줄어들고 모두 시도하는 데 드는 시간도 22시간까지 짧아진다. 암호 6자리가 대문자, 소문자, 숫자로 이뤄졌다면 조합의 수는 568억개에 이르며 입력시간은 무려 144년까지 늘어난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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