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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김밥 한줄 1만원’ 바가지 상술에 요우커들 다 떠날 판
일부 지각없는 상인들의 바가지 상혼 등 불법 행위가 ‘관광 한국’ 이미지를 망치고 있다. 경찰이 때마다 단속을 하고 있지만 되레 늘어나는 추세다. 설 연휴를 포함한 지난 2월 1일부터 14일까지 외국인을 상대로 한 ‘짝퉁’ 상품 판매, 무등록 숙박업소 운영, 택시와 콜밴의 불법 영업 등을 단속한 결과 414건 적발에 104명이 입건됐다고 경찰이 밝혔다. 이는 지난해 149건에 비해 무려 3배에 가까운 수치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를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관광객(游客, 요우커)들이 이런 불법 행위에 많이 시달렸다고 한다. 한국을 외면하는 요우커들이 늘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1만원짜리 김밥’ 사건은 그 대표적 사례라 할만하다. 춘제 연휴를 즐기기 위해 얼마 전 한국을 찾았던 한 중국인이 동대문 노점에서 김밥 한 줄을 먹고 1만원을 냈다. 그는 노점 주인이 자신이 중국인인 걸 알고 일부러 바가지를 씌웠고, 그걸 알았지만 다투기 싫어 요구한 돈을 다 주고 나왔다고 한다. 화가 난 그는 귀국 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이런 사실을 올리고, “한국에 다시는 가고싶지 않다”고 했다. 바가지를 씌운 상인은 몇 푼 이익을 봤을지 모르지만 이 때문에 놓친 요우커가 부지기수다. 그야말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598만명으로 전년대비 2.3% 줄었다. 반면 일본은 499만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메르스 여파로 한국 여행을 취소한 중국인이 방향을 일본으로 돌린 탓이 아무래도 컸다. 하지만 문제는 이게 고착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재방문율을 보면 그런 예측이 가능하다. 한국을 다녀간 요우커 가운데 다시 찾는 비율은 20% 정도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일본을 찾은 중국 관광객의 60%가 두번 이상 방문이었다. 그나마 지리적 잇점으로 우위를 점하던 요우커 유치마저 일본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순위 바뀜도 시간 문제로 보인다.

“화장품 쇼핑 말고는 할 게 없다”는 요우커들의 불만을 예사로 넘겨선 안된다. ‘손 큰’ 중국 관광객을 놓치면 우리 관광산업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전면적인 전략 재정비가 시급한 이유다. 더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체험거리 개발 등 할 일이 태산이다. 하지만 선행돼야 할 것은 요우커들을 쇼핑으로 내모는 싸구려 관광상품부터 억제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바가지 요금의 뿌리도 여기에 있다. 물론 불법 상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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