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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럭셔리카 전성시대] 비싸서 더 잘 팔리는 럭셔리카…불황도 뚫고 달린다
BMW·메르세데스 벤츠·아우디 등
수입차 ‘톱5’ 중 3개가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 EQ900’등 국산차도 인기몰이



미국의 사회학자 베블런은 1899년 자신의 저서 ‘유한계급론’에서 “상층계급의 두드러진 소비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자각 없이 행해진다”고 밝혔다. 당시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사치를 일삼는 상류층을 꼬집는 말이었다.


여기서 유래한 것이 베블런효과다. 가격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비싸도 구매 수요가 항상 몰리는 소비심리를 설명할 때 사용된다. 명품족, VVIP마케팅 등이 베블런효과에서 파생됐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도 이 베블런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업종이 있다. 계속되는 불황 속에 여전히 잘 팔리는 럭셔리카 시장이 대표적이다. 고가임에도 국산차, 수입차를 가리지 않고 럭셔리카들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작년 결산에 따르면 2015년 상위 5개 브랜드 중 3개가 럭셔리 브랜드이다.

BMW가 1위(4만7877대), 메르세데스-벤츠가 2위(4만6994대), 아우디가 4위(3만2538대)로 이들 3개 브랜드의 판매량 총합이 작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2%에 달한다. 베스트셀링카 상위 10개 브랜드 중 폴크스바겐 모델 3개를 제외하면 나머지 7개가 럭셔리 브랜드 모델이다.


럭셔리 브랜드가 잘 팔리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눈에 띄는 부분은 럭셔리 브랜드 중에서도 고가 모델로 꼽히는 고성능 모델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BMW의 M시리즈는 2014년 321대에서 작년 673대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M시리즈 중 작년 가장 많이 팔린 M4 쿠페는 작년 229대 판매돼 전년도(62대) 대비 3배 이상 더 팔렸다. M시리즈는 모두 1억원 이상일 정도로 BMW 차량 중에서도 고가 모델로 꼽힌다. 


마찬가지로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모델인 AMG도 2014년 776대에서 작년 1688대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주요 모델로는 메르세데스-AMG S 63 4MATIC 롱(402대), 메르세데스-AMG CLA 45 4MATIC(329대), 메르세데스-AMG A 45 4MATIC(194대) 등이 있다.

2003년 ML 55 AMG부터 판매가 시작된 AMG 시리즈는 작년 누적 4764대가 팔려 올해 5000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AMG시리즈도 모델 대부분이 1억원을 넘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와 함께 최상위 모델인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로도 작년 신기록을 세웠다. 


작년 한 해 S-클래스 판매량(12월 29일 기준)은 총 1만228대(메르세데스-마이바흐 포함)였다. 전년도 4730대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치로 수입차 플래그십 차량 중 연간 1만대 이상을 판매한 것은 최초다. S-클래스 가격은 1억3070만~1억3520만원에 형성돼 있다.

유럽차 말고도 도요타의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는 국내에서 도요타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다. 작년 렉서스 판매량은 7956대로 도요타의 7825대보다 더 많다.

이처럼 수입 브랜드만이 누렸던 럭셔리카 호황이 국산차로도 확산되고 있다. 현대차의 럭셔리 브랜드 첫 양산차인 제네시스 EQ900은 월별 판매량 2000대를 거뜬히 넘겼다. 제네시스 EQ900은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 지난 1월에만 총 2164대가 팔렸다. 이 모델은 출고 대기 물량만 1만여 대에 달하는 등 초반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이달과 다음달에도 제네시스 EQ900은 계속해서 ‘순증’(純增)을 기록할 것으로 확실시 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달 설날 명절이 포함됐음에도 제네시스 EQ900이 2500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3월에는 3000대까지도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현대차는 내다보고 있다.

최대 1억원을 훌쩍 넘기는 플래그십 세단임에도 월 3000대까지 판매된다면 괄목할 만한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4600만~7100만원대의 기존 제네시스 모델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도 많이 팔려야 월 1200대 전후 정도였다. 이 같은 호조에 힘입어 현대차는 당초 잡은 연간 2만대 판매 목표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럭셔리카 전성시대는 전체 통계를 봐도 명확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1억원을 넘는 수입차가 2만2844대 팔렸다. 2만대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년도 1만4976대보다 52.5% 늘었다.

이는 전체 수입차 시장 증가율인 24.2%의 2배 넘는 수준이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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