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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생활이 놀이로, 프리스타일 평창 월드컵, 즐겁지 아니한가
[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한국 스키의 원조는 기원전 2000년대 관련 유물이 발견된 함경도 지방으로 알려진다. 석기시대였지만, 겨울철 생활수단으로 양 발 썰매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근대적 스키는 1904년 핀란드로부터 들여왔다. 함경도 원산을 통해서다.

지구상의 스키는 5000년 이상 역사를 가졌다. 노르웨이 박물관에 전시된 것이 기원전 2500년 것이지만 그 이전부터 이용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스키는 겨울 있는 나라의 고을 간 이동수단이었기 때문에, ‘필요’가 잉태한 이기(利器)였다. ‘Ski’의 원어인 ‘Skilobor’가 ‘눈 위에서 걷는 신발’이라는 뜻이니, 생활필수품이었던 셈이다.

이동하다보면 내리막 급경사도, 오르막도, 평지도, 요철에다 나무 있는 좁은 도로, 절벽 너머 평지 등 다양한 지형, 지물과 마주한다.

눈길 내리막 급경사를 그냥 가면 초고속이어서 위험할테니 숏턴 기법을 썼을테고, 군데 군데 나무가 도사리고 있는 보통의 내리막에 대비해 스키 단면을 날카롭게 깎은뒤 장애물을 엣지 있게 피해가는 카빙(carving) 주법을 썼을 것이다.

평지에선 페러렐(parallel)로 달리고, 오르막에선 발을 ‘V’자로 만들어 헤링본(herringbone) 주법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먼 친척집에 다다르면, 크로스컨트리이다.

오가는 길 울퉁불퉁한 지점에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다리를 폈다 접었다 하는 모굴(mogul) 주법을 했는데, 재미도 괜찮다.

우리의 노동이 민속놀이로 이어졌듯이, 설국의 생활필수품은 어느덧 오락이 된다.

숏턴과 카빙, 페러렐, 헤링본 등은 기본적인 생활스키 동작에 가깝지만, 겨울을 아는 사람들은 가장 흥미로웠던 것들로 놀이를 시도한다.

일부러 요철을 만들어 모굴도 하고, 하늘로 높이 차올라 공중 재주를 부린 뒤 착지하는 에어리얼도 뽐낸다.

원통을 반쯤 잘라놓은 듯이 만들어놓은 설면을 좌우로 오르내리며 묘기를 보이는 하프파이프, 뱅크-롤러-스파인-점프 등 각종 장애물을 헤쳐 나가는 스키크로스 등은 생활상 목적으로 설원을 이동할 때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놀이’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두 번째 테스트이벤트인 2016년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스키 슬로프스타일과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경기가 각각 18~20일, 19~21일 보광 휘닉스파크에서 열린다.

슬로프스타일(Slopestyle)은 슬로프에 설치된 점프대와 레일 등 장애물을 통과하며 다양한 묘기를 연출하는 경기로 선수들의 다이내믹한 테크닉을 만끽할 수 있다.

프리스타일 스키에선 미국과 캐나다, 스위스 등 21개 국 135명(선수 80, 임원 55)이, 스노보드 부문엔 22개 국 135명(선수 79, 임원 56)으로 총 270명의 세계적인 쇼맨들이 왔다. ‘놀아보자’고 의도적으로 만든 동계스포츠이기에 더욱 흥미롭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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