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포럼] 저성장 시대의 생존 패러다임 -김용훈(시사평론가)
유사이래 이렇게까지 급속도로 유가가 하락한 적이 있었나 싶게 무섭게 내려가는 유가에 아울러 금리의 움직임 역시 심상치 않다. 제로금리라고 호들갑을 떨던 때가 얼마나 지났다고 이제는 마이너스 금리가 등장했다. 안 된다 안된다하면서도 몸부림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이 춤을 추니 혹여 투자했던 외인 자본이 단번에 빠지면 어떻하나 싶은 생각에 잠자리마저 편치 못하다. 

과거에는 저금리와 낮은 유가가 개발도상국에는 축복이었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 상품을 생산하고 이를 팔아 규모를 확대할 수 있었던 상승가도의 고속도로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금리는 낮지만 이것이 생산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세계 경기가 수년 전부터 침체의 분위기를 떨쳐내지 못하고 가라앉아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업들이 생산한 물품마저 판매하지 못하고 쌓여만 가는데 환율이 급등하니 재투자는커녕 재고를 털어내고 규모를 줄이면서 불황을 극복 방법을 찾느라 머리가 복잡하다. 생산품이 돌지 않고 기업이 재투자를 하지 않으니 일자리는 줄어들고 저금리에 돈은 은행이 아닌 부동산이나 안전자산인 금을 찾아 떠돌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상황에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초년생들이다. 필드의 상황은 잘 알지도 못하고 어려운 취업문턱을 넘느라고 고전 중이다. 2016년의 시작은 이렇게 팍팍하다. 돈을 쥐고도 투자하지 못하고 저축도 하지 못하는 시대 아무것도 없이 한파를 견뎌야 하는 것이다.

정년을 늦추고 임시직을 활성화해서 다 같이 살아가자는 붐을 만들려고 하지만 기업들 역시 여유가 없다. 여차 하면 수십 년 동안의 거탑이 무너질 수도 있는 사상 초유의 상황임을 동물적 감각으로 알고 있다. 이론가조차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인지라 몸집을 줄이고 언제라도 공격이 가능한 전투태세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넘치는 시대, 순환이 느린 시대에 살아가는 방법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이론에서 가능한 방법들이 먹히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신저성장시대를 살아 나아가야 한다. 우리나라만의 상황이 아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는 위아더 월드를 버렸다. 우선 나 먼저 살아야 하고 그 다음이 이웃을 바라보게 한 것이다. 당장 움츠러드는 경제에 그들도 놀랐고 쉽게 조정할 수 없음을 알자 당황하고 있는 것이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을 가지만 가난은 나라님도 구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길어진 세계 경기 침체는 있는 것 없는 것 모두 빼먹은 곶감꽂이처럼 남은 것은 앙상한 뼈대뿐인데 여기서 더 어떻게 조절해야할지 막막하다. 거품이 꺼진 경제의 무서운 뒤끝은 이미 일본에서 보았다. 20여년을 고생했고 지금도 마이너스 금리를 품어할 만큼 쉽지 않다. 이쯤에서 방법은 하나이다. 저성장시대를 살아낼 수 있는 구조조정이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마이너스 금리로 몸을 사리는 일본,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국, 경제를 봐가며 금리 조절을 하는 미국, 양적완화를 시작한 EU 등 모두가 체급조정이 한창이다. 이들은 모두 크게 작게 우리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는 톱니바퀴이고 우리도 이를 벗어날 수 없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한국 경제 역시 살아내야 할 생태의 궤도를 찾아내야 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