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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건국기념일, ‘메이지 일본’ 향수하는 아베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가 3년 연속 일본 건국 기념의 날(2월 11일)에 기리며 메이지(明治)시대 성립된 일본 윤리 정신을 거듭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11일 건국기념일을 맞이해 “건국의 날이 우리나라(일본)가 그간의 행보를 돌아보며 선인의 노력에 감사하고 일본의 더한 번영을 희구하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메세지를 전달했다.
아베는 이날 “우리나라(일본)은 수차례 거대한 고난과 가혹한 시련에 직면했지만, 그때마다 선인들은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일어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고, 인권 존중과 법치주의적인 국민성을 키워왔다”고 강조했다. 

[자료=게티이미지]

지난해 건국기념일에도 아베 총리는 같은메세지를 전했다. 역대 총리 가운데 건국기념일에 메세지를 남기며 애국심을 강조한 총리는 아베가 유일하다.

아베 총리는 최근 ‘일본을 되찾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대적인 도덕교육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대체로 현대사회가 일본의 ‘좋은 전통’을 계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진보매체들은 아베가 슬로건과 건국기념의 날을 이용해 일본의 교육칙어를 부활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일본 근대 교육이념은 1890년 ‘교육칙어’(教育勅語)를 근간으로 확립됐다. 교육칙어는 일왕을 국체로 삼아 일왕에 대한 충성과 복종을 강조하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 등은 아베의 애국심 강조와 ‘일본을 되찾자’ 슬로건이 교육칙어에 근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하세히로시((馳浩) 일본 문부과학상은 지난해 유치원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칙어에 근거한 전통윤리교육을 의무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하세 문부상은 신규 도덕사업에 2억 엔을 투입해 “왕따, 등교거부 문제 해결을 위한 도덕 의무교육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내각이 강조하는 ‘교육이념’을 두고 일본 진보세력의 반발은 거센 편이다. 히라가와가츠미 릿쵸(立教)대학 특임교수는 마이니치(每日)신문을 통해 “아베가 내거는 슬로건은 일본 전통교육이라기보단 근대교육이념에 가깝다”며 “애국심은 내셔널리즘과 엄연히 다르다. 내셔널리즘은 자국을 자랑스러워 하고, 마을을 자랑하고, 가족을 자랑하고, 스스로를 자랑하지만, 인간적인 고찰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기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사람도 국가도 스스로를 되돌아볼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애국이다”고 비판했다.

일본 건국기념의 날은 초대 일왕으로 알려진 ‘진무 천황’의 즉위를 기념하는 축제일인 ‘기원절’이다. 일본 최고 역사서인 ‘일본서기’에 전해지는 기술에 따라 1872년 건국을 그리워하고 애국심을 고취한다는 취지로 지정됐다. 일본 유훈 세력이 폐번치현(廢藩置縣)을 실시해 각 번주가 다스리던 지역을 일왕이 직할하도록 바꾼지 1년 만의 일이다.

1948년 연합군최고사령부(GHQ)에 의해 폐지됐지만 자민당의 노력으로 1966년 건국기념의 날이라는 현재 이름으로 부활해 1967년부터 공휴일이 됐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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