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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개성공단 가동중단, 득보다 실이 많은 건 아닌지…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강수를 뒀다. 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응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때 신규 투자를 금지한 ‘5ㆍ24’ 조치가 있었고, 2013년 북한이 우리 근로자를 내쫓은 적은 있었다. 하지만 우리 정부에 의한 전면 가동 중단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이번 사안을 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남북화해와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가동을 멈추게 된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조치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지 않는 한 거둬 들이기도 어렵게 됐다. 경우에 따라 공단의 전면 폐쇄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나마 남아있던 마지막 남북한 연결고리마저 끊어지고 만다. 수조원에 이르는 우리쪽 경제적 손실도 물론 감수해야 한다.

이런 결과가 뻔히 예상되는 데도 정부가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정부는 국제 사회에 북한에 대한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핵심 당사국인 우리가 남북경협의 상징이라는 이유로 개성공단을 그냥 두면 앞 뒤가 맞지 않는다는 정부의 지적은 일리가 있다. 북한에 대한 실질적 제재력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 등에도 동참 요구를 할 근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개성공단 가동 중단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개성공단 가동으로 북한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연간 1억 달러 가량이라고 한다. 물론 북한 입장에선 적지 않은 돈이고 개성공단이 달러박스인 것은 맞다. 이 돈줄이 막히면 어느정도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게 북한 정권이 명운을 걸고 있는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킬 정도의 파괴력을 가질 수는 없다. 그 돈 중 일부가 개발 비용에 충당되기도 했겠지만 그걸 막는 게 치명타는 못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124개 우리 입주 기업과 애꿎은 북한 근로자와 가족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

숱한 곡절을 겪었지만 개성공단은 남북이 함께 10년 넘도록 잘 키워온 옥동자다. 공단 가동으로 인한 이득이 북한에만 돌아가는 게 아니다. 우리 업체들도 상대적으로 값싼 노동력 등 상당한 혜택을 보고 있다. 제2공단 건설 논의가 활발했던 것도 서로의 윈-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무모한 도발이 초래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건 이해되나 공연히 옥동자만 희생시키는 결과가 되지 낳을까 걱정이다. 이제부터라도 더 치밀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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