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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 3대 허들]가계부채에 소비절벽, 청년 고용절벽까지 최대 위기…성장 잠재력 높이는 장기적 처방 고민할 때
[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최근 저유가에 1%대의 저금리 현상은 가계로 볼 때 소비 여력이 커지는 상황이다. 그런데 소비는 커녕 가계 빚만 늘고 있다. 싼 이자 탓에 대출이 늘면서 급증하는 가계부채가 소비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노인들은 노후소득이 없어서 소비를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른바 ‘소비절벽’이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보통 유가와 금리가 낮으면 가계의 소비 여력은 커진다. 그런데 지금은 가계부채만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이후 은행의 가계대출은 매달 5조원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가계대출의 총 증가규모는 78조2000억원으로 2013년(23조3000억원), 2014년(37조3000억원)에 비해 급증했다.

반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7개월째 연 1.5%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내 경기 회복세가 더딜 것이라는 우려에 중국 증시 급락, 미국 금리인상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는 정부가 다시 ‘미니 부양책’을 꺼내 들었다. 기획재정부는 1분기에 정부 재정과 정책금융 21조원을 앞당겨 집행하고, 승용차 개별소비세를 오는 6월까지 다시 5%에서 3.5%로 인하하는 등 긴급 경제활성화 대책을 지난 3일 내놨다. 꺼져가는 소비 심리를 되살려 소비절벽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사진=헤럴드경제DB]

문제는 이 같은 땜질식 처방으로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금은 내수뿐 아니라 수출까지 동반 하락하고 있는데다 저유가에 산유국과 신흥국까지 경기 둔화세가 가파라지는 총체적 위기 상황이다. 더구나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9.2%로 지난 1999년 이래 가장 높았고, 올해는 정년 60세 연장과 맞물려 청년 고용절벽 현상이 더 고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자리가 늘어야 소득이 생기고, 소득이 생겨야 소비할 여력이 생기지만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청년들이 일할데가 없어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눈에 보이는 성장률 하락보다 성장 동력이 꺼져가는 잠재성장률 하락이 우리 경제의 더 큰 위협적인 요소인 셈이다.

지금 저유가, 저금리에 정부가 긴급 소비대책을 내놔도 가계가 왜 소비를 하지않는지 주목해야 한다. 급증하는 가계빚,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 노후 불안에 따른 소비 감소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내수 부진은 반복되고, 소비절벽은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응급주사를 놔 병의 증세를 늦추기보다 수술을 통해 근본원인을 찾아내 도려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로서는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조기 재정집행, 개소세 인하 등 단기적 처방이 필요하지만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근본적 처방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신 시장, 고부가가치 산업 개척에 나서는 등 미래 유망산업에 대한 지원책을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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