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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자녀 학교 안보내면 형사처벌하도록 법 강화해야
청소년들이 부모의 손에 숨지는 끔찍한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목사 아버지의 구타로 숨진 뒤 백골로 발견된 부천 여중생 사건으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자녀들에게 안식처이자 보호막이 돼야할 가정이 되레 폭력과 학대의 온상이 된 것이다. 최근에 발생한 유사 사건만도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다. 지난 12월에는 아버지와 계모에게 상습적으로 폭행당하던 인천의 11세 소녀가 극적으로 탈출한 사건이 있었다. 또 지난 달에는 아들 최모 군을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토막내 냉장고에 4년간이나 보관해온 아버지의 엽기적 행각에 치를 떨기도 했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참담한 심경을 가누기 어렵다.

문제는 지금도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청소년들이 많고, 이들 중 부모에게 희생당한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경찰은 매년 실종아동 수가 50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혹은 가정폭력을 피하기 위해 학교를 떠나고, 가출하는 청소년의 숫자도 수십만명에 이른다. 남보다 못한 부모의 폭력에서 벗어난 것이 다행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워 또 다른 범죄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아동 및 청소년이 비정상적인 부모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데도 학교 등 교육계와 정부 당국의 대처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 장기결석 학생은 ‘정원외 관리대상’으로 분류만 하고 사실상 방치해왔다. 범죄를 눈감아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교사와 학교는 더 사명감을 가지고 문제의 학생 및 학부모와 접촉하고 정상적인 학업을 하게 해줘야 한다. 경찰과 자치단체의 협조를 통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또 아이들을 찾은 뒤에도 보호나 도움이 필요한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결석아동’을 학생 개인의 문제나, 부모가 할일이라며 외면하는 동안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

최군 사건 이후 정부는 초등학교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대상 287명 중 학대가 의심돼 수사 중인 사례가 19명이고, 4명은 소재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아동 보호와 관리가 시급하다는 증거다. 더 중요한 건 이런 관심이 일회성에 그쳐선 안된다는 것이다. ‘백골 소녀’ 사건과 관련해 정부와 여당은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아예 전수조사의 범위를 중고교까지 넓히고, 자녀를 학교에 안보내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아직도 소재를 모르는 아이들이 얼마나될지 모른다고 하니 하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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