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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세계 잉여금 흑자, 반짝 실적으로 끝나선 안돼
지난해 세계 잉여금이 3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기획재정부가 5일 확정한 지난해 세입ㆍ세출 실적은 2조8000억원 흑자(총세입 328조1000억원-총세출 319조4000억원)였다. 나랏돈으로 쓰고도 세금이 남았다는 얘기다. 정부 살림살이의 건전성으로 보면 반가운 일이다. 아마도 대부분 나라빚을 갚는데 사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가운 것도 잠시, 올해가 걱정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해만큼 세금이 잘 걷히길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 잉여금 흑자의 원인은 말할 것도 없이 세수 증가다. 정부는 내수회복세와 세법개정 효과로 설명하지만 좀 더 간단하게 얘기하면 부동산거래 증가에 따른 양도소득세(3조8000억원 증가)와 담배소비세(1조7000억원) 등의 영향이 대부분이다. 법인세도 2조4000억원이나 늘어났지만 비과세 감면을 줄이고 각종 공제율을 낮춰 생긴 것이다. 12월 결산법인들의 영업이익이 10% 이상 줄었는데 법인세가 늘어났다면 다른 곳에서 더 많은 세금을 냈기 때문이다. 기업으로선 세부담이 더 커진 셈이다. 여기에 증권거래세가 1조5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올해는 큰 일이 날 것만 같다. 지난해 호재들이 올해는 하나같이 악재로 변했다.

우선 양도소득세는 급격히 줄어들게 뻔하다. 지난해엔 부동산 거래량이 578만여건에서 682만여건으로 18% 늘어났다. 전세값 올려주느니 대출해서 집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에 화들짝놀란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한서 주택구매 심리가 잔뜩 움츠러들었다. 1월들어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이 20% 이상 줄었다. 시간이 갈수록 위축의 정도는 심해질 것이다. 증시도 꽁꽁 얼긴 마찬가지다. 유가하락과 글로벌 경제 불안으로 전세계의 주가지수는 모두 하락일색이다. 해외투자자들이 달러 빼내갈 것을 우려해야하는 상황에서 우리 증시도 2000선 넘어선 활황을 기대하긴 당분간 무리다. 구조조정을 걱정하고 생존에 목을 매야할 기업들에게서 세금이 더 걷일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다만 어려운 생활고에 퍽퍽해진 국민들이 피워댈 담배로 담배소비세는 늘어날지 모르겠다.

정부는 올해도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 정책을 펴야한다. 그런 마당에 세수가 부족해지면 운신의 폭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무작정 예산 씀씀이를 줄여 불용액만 늘리는게 능사는 아니다.근본적인 재정운용 방향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올해 경제정책 운용은 여러모로 더 어렵게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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