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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카 바이러스] “한국 향후 전파 가능성 충분”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신생아의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가 당장 한국에서 확산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향후 조건이 맞아떨어지면 일본에서 발생한 뎅기열처럼 전파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내 유일의 지카바이러스 전문가인 윤인규 국제백신연구소(IVI) 뎅기사업단(DVI) 단장은 5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카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당장 확산할 확률은 극히 희박하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국내 전파가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지카에 감염된 사람이 한국에 입국하고, 이 사람의 혈액을 섭취한 흰줄숲모기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또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을 매개하는 이집트숲모기 [사진=헤럴드경제DB]

윤 단장은 이런 조건들이 단시간 내에 한국에서 맞아떨어질 확률은 극히 희박하지만, 당장이 아닌 1년, 10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생활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 조건이 겹쳐 확산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014년 일본에서는 도쿄 도심의 ‘요요기 공원’을 중심으로 70년만에 처음으로 뎅기열 환자 70여명이 무더기 발생했다. 일본 당국은 문제가 된 공원을 57일 동안 폐쇄했다. 뎅기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지카바이러스와 같은 ‘플라비바이러스’의 한 종류다. 지카바이러스와 뎅기열 바이러스는 유전적으로 70% 정도가 유사하다고 한다. 두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모기도 흰줄숲모기나 이집트숲모기로 같다. 윤 단장은 “지카뿐 아니라 뎅기열·치쿤구니야 등 신종 감염병은 환자 수와 감염지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물론 미래를 확실히 알 수는 없겠지만 급격한 확산이 일어날 확률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효과적인 모기차단법이 개발되는 등의 변화가 이런 미래가 현실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카 바이러스의 백신 개발은 사실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미 백신이 개발된 뎅기 바이러스와 지카가 같은 플라비바이러스군에 속해 있다고는 해도, 바이러스마다 다른 특성을 분석하는 게 먼저인데, 그 연구자료 자체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뎅기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는 경우, 지카에 면역이 생기는지, 혹은 증상을 더 심각하게 만드는지 등도 앞으로 연구가 필요하다. 실제로 IVI의 지원을 받아 개발돼 일부 국가에서 허가를 받은 뎅기열백신의 효과도 아직 완벽하다고 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단장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예일대를 졸업하고 뉴욕대 의학대학원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한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미군 군의관으로 활동하며 줄곧 군 병원에서 공공보건 연구를 계속했다. 1990년대 후반에는주한미군 용산기지 병원에서 복무하기도 했다. 윤 단장은 태국, 필리핀 등에 지카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밝혀내는 등 지카 바이러스 전문가로 꼽힌다.

dewkim@heraldcorp.com

사진: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을 매개하는 이집트숲모기 [사진=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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