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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美日, 北미사일 요격 경쟁.. 누가 먼저 맞출까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 미국, 일본이 저마다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북한 미사일에 대한 한미일간 요격 공조 체제가 가동되는 셈이다.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이지스함을 여러 대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NHK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지역을 담당하는 미 해군 7함대가 복수의 이지스함을 배치해 북한 탄도 미사일을 추적, 감시하고 확보한 정보를 요격 부대에 보낼 태세를 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 7함대는 이지스함 배치 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 미사일은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한 바에 따르면 한국 서해와 제주도 남서 해역을 거쳐 필리핀 루손섬 앞 태평양에 떨어지는 궤적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 해군 이지스함은 요격이 용이한 동중국해 등에 배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도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해상자위대 이지스함 3척을 동해와 동중국해에 배치한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한미일 요격 공조체제 본격 가동=일본은 사정거리 약 1200km의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SM3)을 탑재한 ‘기리시마’ 등 이지스함 3척을 동해에 1척, 동중국해에 2척 전개해 유사시 대기권 밖에서 1차 요격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산케이는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은 지난해 11월 설치한 ‘동맹조정메커니즘’(ACM)을 활용, 미군 군함과 해상자위대 함정 사이의 공조 체제를 가동할 전망이다.

일본은 또 이지스함을 통한 1차 요격 시도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사정거리 수십km인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을 도쿄, 사이타마, 지바 등 수도권에 배치했다. 오키나와 이시가키지마 섬과 미야코지마 섬등에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다. 북한 발사물이 오키나와 사키시마 제도 부근 상공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지난 1998년 발사된 북한의 대포동1호 미사일은 일본 본토 상공을 가로 질러 태평양에 떨어졌다. 2012년 12월에는 광명성 3호가 이번에 발사된 북한 미사일과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

한편, NHK에 따르면, 미 7함대는 한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 등과 협력해 필요시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반응하듯 우리 국방부는 4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우리 영토나 영해로 떨어지면 요격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가 실패해 불발탄이 우리 영해나 영토에 떨어질 경우 요격하겠다”며 “한미연합방위 작전의 틀 속에서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이 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예고한 미사일이 정상적으로 날아갈 경우 우리 영공에서 180㎞ 상공을 지나갈 것으로 보이며, 우리는 영공 범위 내에 들어올 경우 요격한다”며 “북한 미사일 발사 실패로 불발탄이 떨어질 경우에 요격한다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문 대변인은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패트리엇 미사일은 파편형으로, 고도 15㎞ 정도에서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 군이 보유한 패트리엇 미사일이) 제한된 범위이기는 하지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중 누가 먼저 요격할까=그렇다면 과연 한미일 중 누가 가장 먼저 요격에 성공할까.

군 당국자들은 북한 미사일 불발탄의 위치, 한미일 레이더망의 우선 탐지능력, 한미일 요격체계의 성능에 따라 요격 순위가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군 관계자는 “한미일 어느 나라가 먼저 요격할 지는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 쉽게 말하기 어렵다”며 “일단 우리 국방부는 북한 미사일 불발탄이 영해나 영토로 떨어질 경우 요격한다고 했기 때문에 불발탄이라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불발탄이 어느 위치로 떨어지느냐, 누가 먼저 탐지하느냐, 누구의 요격 미사일이 우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북한 미사일이 미 해군 이지스함이 배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중국해 해상에서 요격된다면 미 해군이, 우리나라 영해 내에서 요격된다면 우리 군이, 오키나와 등 일본 해상에서 요격된다면 일본이 빠를 수 있다는 것이다.

탐지 순서도 미세하게 요격 순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2012년 북한 미사일 발사 당시 우리 해군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미군이나 일본 자위대보다 먼저 발사를 탐지해 주변국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이번에도 우리 군이 먼저 북한 미사일을 탐지한다면 요격이 빠를 수 있다는 말이다. 다만, 탐지 후 패트리엇 미사일을 발사하는 일련의 과정이 한미일 동일하게 진행된다는 전제 하의 얘기다.

어느 나라 요격 시스템의 성능이 우수하느냐에 따라서도 요격 순위는 뒤바뀔 수 있다.
한미일의 북한 장거리 로켓 탐지체계 [그래픽=헤럴드경제DB]

미국과 일본 해군 이지스함의 요격 미사일은 SM3로 우리 군이 보유한 패트리엇 미사일보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나 일본 해군이 요격에 나선다면 우리 군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 또 일본이 지상에 배치한 패트리엇 미사일은 PAC-3로 우리 군이 보유한 패트리엇(PAC-2)보다 한 단계 우수한 것이다. 주한미군이 PAC-3를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 군이 독자적으로 요격에 나설 경우 PAC-2를 발사한다고 가정하면 요격 미사일 성능상으로는 미국과 일본 해군(SM3), 일본 지상 배치 패트리엇(PAC-3), 주한미군(PAC-3), 한국군(PAC-2) 순서가 될 수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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