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운동을 즐겨 건강에 자신 있던 박 모씨(65)는 최근 갑작스런 흉통이 20분 이상 지속돼 병원을 찾았다가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진단 받고 스텐트를 삽입해 막힌 혈관을 급하게 뚫어주는 시술을 받았다.
박 씨는 치료 후에도 좋아하는 운동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또 다시 올지 모르는 끔찍한 흉통에 대한 두려움에 사실상 운동을 접었다. 유일한 취미였던 운동을 못하게 된 박 씨. 과연 방법은 없는 걸까.
국내 최초로 미국 심폐재활협회의 심장재활 전문의 인증을 받은 강북삼성병원(원장 신호철) 순환기내과 이종영 교수는 “심장재활 교육을 통해 건강한 심장을 다시 만들 수 있다”며 “심장재활의 목표는 환자 개인별로 다양한 위험인자를 관리하고 생활 습관 교정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제 미국 메이요 클리닉은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 받은 237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평균 6년 정도 관찰한 결과 심장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사망률이 47%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이종영 교수의 연구에서도 관상동맥 우회로 수술 후 심장재활에 참여한 환자는 위험도가 45% 정도 감소했고 스텐트 삽입 후 스텐트 내 조직 생성 억제에도 효과가 있음을 보여줬다.
캐나다에서는 급성심근경색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심장재활 교육 후 보스턴마라톤 대회에 참가시킨 결과 8명 중 7명이 완주한 기록도 있다.
이 교수는 “스텐트 삽입술 후 우울증과 생활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상생활을 못 하다가 심장재활 프로그램을 경험한 후, 하프 마라톤 완주, 에베레스트 등반 등 새로운 인생을 사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심장을 지키는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서는 ‘바르게 알고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심장학회, 미국 심폐재활협회 등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심장질환에 대해 재활프로그램을 반드시 실시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재활 프로그램 대상은 협심증 및 심근경색증 환자, 스텐트 삽입술, 관상동맥 우회로술, 판막질환 수술, 심실제세동기 삽입, 심부전, 선천성 심질환, 심장이식, 말초혈관질환, 심장질환 고위험 환자 등 거의 모든 심장질환이 대상이다. 심장을 나쁘게 하는 위험요인에는 동맥혈관 벽 내부에 지방이 쌓여 동맥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 흡연, 운동부족, 스트레스가 대표적이다.
심혈관질환 환자의 운동은 적절한 강도와 종목을 통해 충분한 시간 동안 개별적인 상황에 맞게 시행해야 안전하고 효과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작정 시행할 경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심장재활 전문의 또는 심장전문의에게 검사와 상담을 받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스텐트 시술 후 다음과 같이 하면 회복이 빨라질 수 있다.
시술 후 2주인 1차 회복기까지는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이동하지 않는다 목욕은 10분 이하로 하고 어지럼증을 대비한다 계단과 산보다 평지를 걷는다. 장시간 자가 운전을 피한다. 운동은 매일 30분씩 하되 3~5일까지는 5분 걷기 후 반드시 3분 휴식을 취한다. 환절기와 추운 겨울에는 아침운동보다 낮운동을 한다. 혼자 운동하기보다 가족과 친구와 함께 한다. 비상약을 항상 몸에 가지고 다닌다. 심장을 건강하게 하는 심장운동을 매일 실시한다. 심장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잘 구별하여 섭취한다.
시술 후 3개월까지는 2차 회복기로 다음의 순서를 지켜 준비 운동, 본 운동, 정리 운동을 한다. 먼저 심혈관계와 근육계를 활성화시키는 준비운동을 한다. 천천히 적절하게 호흡하면서 5~10분 정도 시행한다. 본 운동은 유산소 운동을 먼저하고 나서 근력운동을 한다. 나에게 맞는 운동에 따라 20~60분 정도 실시한다. 본 운동을 끝낸 후에는 전신에 퍼진 혈액이 심장으로 원활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5~10분 정리 운동을 해준다.
이 교수는 “나에게 알맞은 운동을 약간 힘들다 할 정도의 강도로 꾸준히 실시하는 습관을 들이면 심장수명을 늘릴 수 있다”며 “나의 작은 생활 습관 교정을 위한 노력이 전혀 다른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 kt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