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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백골 부천여중생 친척 “7년간 3번 만나…계모가 학대”
- “목사 B씨, 계모 C씨와 재혼 후 식구들과 소원”
- “세 아이들, 계모에게 학대 당했을 가능성 있어”
- “학대 아버지와 일주일 전 통화…목소리에 수심 가득”


[헤럴드경제(부천)=박혜림 기자] 경기도 부천에서 한 여중생이 목사인 아버지와 계모의 폭행으로 사망한지 11개월여 만에 발견된 가운데, 계모가 이번 사건에 깊이 연관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들 부부가 재혼한 후 여중생을 비롯한 세 남매가 7년간 나머지 가족들과 철저히 분리가 됐을 뿐 아니라, 학대 등에 방치됐다는 것이다. 지난 ‘부천 초등생 시신 토막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한 아이를 죽음으로 몰아간 원인이 ‘가정’에 있는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이 터져나오고 있다.

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여중생의 경기 부천 집. 폴리스라인이 있는 모습과 집안 내부. 부천=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피해자 A(사망 당시 13세)양의 친척인 이모 씨 등은 4일 헤럴드경제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목사 B(47)씨가 계모 C(40)씨와 재혼한 직후 일가 친척들과 연락을 모두 끊고 살았다”며, “A양을 비롯한 나머지 애들마저도 시댁 식구들과 만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밝혔다.

이 씨에 따르면 B씨와 C씨는 한 신학대학교에서 만나 2009년 재혼했다. 독일에서 유방암으로 투병 중이던 아내와 사별한 후 귀국해 C씨를 만난 B씨와 달리 C씨는 초혼이었으며, C씨가 재혼 가정에서 자란 여성이었다고 이 씨는 전했다.

이 씨는 “신학대학원을 다니며 그곳 도서관에서 일하는 아가씨라고 해서 애들을 잘 키워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혼 후 C씨는 모든 시댁 식구들과 인연을 끊었다”며 “급기야 일부러 왕래를 끊고자 몇 년 전에는 친척들에게 이사갔다고 거짓말을 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A양이 사망하기 몇 년 전의 일이었다.

이 씨는 이들 부부가 애들이 친척들을 찾아가는 것조차 ‘극단적으로’ 꺼려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씨는 “어느 날 A양의 오빠인 큰 애가 자기 아버지 모르게 우리 집에 왔는데 ‘아빠한텐 말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친척 집에 가면 핸드폰을 정지시키거나 압수한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씨는 “이들 부부가 재혼한 후 7년 동안 C씨의 얼굴을 세 번 정도밖에 못 봤다”면서 “B씨가 가족 모임엔 늘 혼자 나왔고, 자신의 형이 사망했을 때에도 애들을 데리고 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여중생의 경기 부천 집. 폴리스라인이 있는 모습과 집안 내부. 부천=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이 씨는 왜 C씨가 나머지 가족들과 세 남매를 분리시켰다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씨는 이와 더불어 세 아이들이 계모에게 학대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조심스레 꺼내기도 했다.

그는 “재혼 후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B씨 식구들과 식사 자리를 가졌는데 C씨가 ‘애들이 집에서 밥을 먹고 왔다’는 이유로 식당에서 이들 남매를 굶겼다”며, “아닌 게 아니라 통통했던 큰 아이의 살이 쏙 빠져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 씨는 “큰 애가 독일에 있을 때부터 축구를 했는데, 굳이 집 근처 축구 명문 학교들을 마다하고 경남에 있는 기숙사 학교에 보냈다”며, “막내 딸 A양도 학군이 좋고 A양이 C씨 여동생 딸과 친하다는 핑계로 그를 C씨 여동생의 집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큰 딸도 한국에 온지 2년만에 다시 독일로 가 B씨 지인의 집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이 씨는 “그 동안 연락조차 없던 B씨가 검거되기 일주일 전인 지난 달 25일 돌연 전화를 걸어왔다”며, “안부를 묻는 내게 그는 ‘별 일 없다’고 답했지만 목소리엔 수심이 가득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부천 소사경찰서는 3일 B씨와 C씨를 폭행치사 등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3월 17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2시까지 5시간 동안 소사구의 자택에서 A양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집 안에서 11개월간 시신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와 더불어 A양을 맡아 기르며 수차례 때린 혐의(폭행)로 C씨의 여동생도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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