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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 경제학 ①] ‘남들과 다른 한 가지 더’ 구매하는 ‘힙스터’…수제맥주가 뜨는 이유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다른 사람과 같아지길 거부하는 ‘힙스터’들이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대중적인 것 이상으로 질 좋은 제품을 얻을 수만 있다면 돈을 아끼지 않는 이들의 특성 탓이다. 덕분에 식음료업계에서도, 미용업계에서도 고급 제품들의 인기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은 곧 유행을 낳는다. 기업들은 다양한 전략을 강구하며 힙스터 시장 잡기에 나섰다.

▶수제 맥주ㆍ커피 전문점의 부상=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고급 제품을 찾는 힙스터들의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식음료 업계다. 수제 맥주의 인기가 그 증거다. 미국에서 수제 맥주의 매출은 지난 10년간 맥주 공룡 버드와이저나 밀러 라이트의 지분을 빼앗아 오며 전체 맥주 시장 점유율 19%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수제 맥주의 성장에 수제 진과 보드카, 위스키도 덕을 봤다.

[자료=fever-tree]

토닉 워터와 고급 재료들을 섞어 칵테일을 제조하는 기업 ‘피버-트리’도 신바람이 났다. 피버-트리의 매출은 지난 2013년 이후 두 배 이상으로 뛰어 약 6000만파운드(약 1027억4340만원)에 이르렀다. 조니 워커와 스카치, 스미노프 보드카 등을 생산하는 국제적 브랜드 디아지오가 지난해 하반기 2%의 매출 성장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사스키아 메이어 피버-트리 마케팅 디렉터는 “우리는 34세 이하의 고객들에게 인기가 매우 좋다. 우리의 고객들은 제품의 질과 맛, 출처에 관심이 많고 다른 사람들한테 얘기할 만한 가치가 있는 상품에 눈길을 준다”고 말했다.

맥주와 함께 고급 커피 또한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FT에 따르면 2002년 이후 커피 전문점의 매출은 3배 뛰어 487억달러(약 58조5130억원)를 기록했다.

▶그루밍족을 위한 남성 미용제품 시장도 특수=외모에 관심이 많은 남성, 즉 그루밍족은 미용제품 시장에서도 힙스터 파워를 실감하게 하고 있다. 턱수염에 바르는 밤(balm) 등이 인기 제품 중 하나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이러한 남성 미용제품들의 매출은 지난 2014년 354억달러(약 42조5614억원)로 뛰었다. 약 5년만에 8%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모든 남성들이 사용하는 면도 제품들의 매출은 같은 기간 증가율이 3분의 1에 이르렀다. 대중적 선호가 미용 시장 성장을 견인한 것이 아니라 ‘남들과 다른 한 가지 더’를 원하는 남성들의 수요가 매출 증가를 이끌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료=www.thebeardemporium.com]

▶확산되는 힙스터 문화…시장 잡으려는 기업 움직임도 빨라져=힙스터들이 유행을 선도함에 따라 이들 문화의 확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힙스터 시장을 잡으려는 기업들의 대응에도 속도가 붙었다.

힙스터 문화는 이제 도심을 넘어 주변부로도 퍼져 나가고 있다. FT는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본토에도 힙스터 문화가 퍼져 나가고 있다며 이 중 상당수는 한국에서 넘어간 것이라고 전했다. 부모 세대와 달리 한 두 가지 종류의 맥주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양한 맛을 찾는 데 익숙한 한국 젊은이들의 문화 등이 중국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성장 가능성 높은 시장을 기업들은 그냥 두지 않는다. FT에 따르면 기업들이 힙스터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힙스터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제품을 직접 생산하던지, 이미 그런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기업들을 인수한다. 커피 시장 장악에 공을 들이고 있는 JAB홀딩이 스텀프타운과 인텔리젠시아를 사들인 것이 후자의 대표적 예다.

남들과 다르기를 원하는 힙스터들의 특성에 따라 이 시장은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이다.

더글라스 맥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힙스터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따라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자신들의 취향을 바꾸고, 계속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고 말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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