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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지카 바이러스 비상…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지카(Zika) 바이러스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9개월여만에 24개국에서 감염자가 나오자 세계보건기구(WHO)는 급기야 보건비상사태(PHEIC)를 발동하기에 이르렀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사태의 위협수준이 매우 심각하며 국제적인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국제 공조를 강조했다. ‘지카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셈이다.

이 바이러스에 임산부가 감염되면 신생아가 소두증(小頭症)에 걸리는 무서운 질병이다. 최초 발병국인 브라질에서는 지금까지 4180건의 의심 사례가 보고돼 270건의 소두증이 확인됐다. 그러나 검사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미신고자도 많아 감염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그 위험성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얘기다. 3600명 이상 감염자가 발생한 온두라스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을 정도다. WHO는 지카바이러스는 1만1000여명의 사망자를 낳았던 ‘제2의 에볼라’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도 이미 감염권에 들었다. 인도네시아, 태국에 이어 일본도 감염자가 나왔다고 한다. 한국인 여행이 잦은 국가인 만큼 우리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다행히 정부와 보건당국도 언제든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임산부의 중남미여행 자제와 출입국 검역을 강화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3일는 외교부 국토교통부 질병관리본부 등 관계부처가 합동 대책회의를 열기도 했다.

정부의 이같은 신속한 대응하는 모습은 평가할 만하다. 지난해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사태 때 초동대처에 실패해 화를 키웠던 아픈 경험이 작용한 탓일 게다. 당시 무려 186명이 감염되고 38명이 사망할 정도였으니 뼈아픈 교훈이 됐을 것이다.

전염성이 강한 질병은 인명 피해만 낳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지대한 타격을 준다. 메르스사태로 국내 경제는 물론 관광산업도 2조6000억이 넘는 피해를 입었고,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저유가로 이미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경제에 지카 바이러스까지 퍼진다면 그 피해는 얼마나 될지 짐작조차 어렵다.

방역당국의 힘만으로는 질병 확산을 막을 수없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당 국가 여행을 삼가고, 증상이 의심되면 의료기관에 경위를 소상히 알려주기만 해도 집단 확산을 저지할수 있다.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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