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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고셰프 ‘극단적 선택’ 왜
‘미슐랭 3스타’ 비올리에 자살
직업적 스트레스 강도에 주목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드 로텔 드 빌’의 셰프, 2013년 프랑스 레스토랑 가이드 ‘고 에 미요’가 선정한 올해의 셰프, 2015년 프랑스 외부부가 선정한 세계 1000대 레스토랑 ‘라 리스트’ 2년 연속 1위.

요리 인생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세계 최고 수준의 셰프, 브누아 비올리에(44)가 자살한 것을 계기로 일류 요리사들이 받는 직업적 스트레스의 강도에 대해 새삼 이목이 쏠리고 있다.

비올리에는 지난달 31일 사냥용 엽총으로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 극단적 선택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그가 부친 및 요리 스승과 잇따라 사별했다는 증언이 나와 최근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평소 비올리에를 가까이서 지켜본 지인들은 단순히 그런 충격으로 자살을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세계 최고의 셰프라는 영예를 차지한 지 1달도 채 지나지 않았고,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예약은 3개월이나 차 있었다. 자살의 근원적인 배경에는 일류 요리사로서 갖는 스트레스가 잠재돼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1996년부터 요리를 시작한 그는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갖고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그는 한 방송에서 “나는 요리와 함께 잠에 들고, 일어나자마자 요리를 한다”고 말했고, 다른 잡지와의 인터뷰에서는 “오직 일만이 나의 요리를 완벽하게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레스토랑 가이드와의 인터뷰에서는 “내 자신에 대한 엄격함은 점점 더 커져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미슐랭이나 골트 앤 밀라우와 같은 기관의 평가는 가뜩이나 완벽주의에 빠진 셰프들을 더욱 극단의 스트레스로 몰아넣는다.

일류 레스토랑 업계에서의 성공과 실패는 비평가의 리뷰 한마디에 따라 갈리는데, 셰프에게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전에도 프랑스 천재 요리사로 “미슐랭은 나를 돌아보게 하는 채찍”이라는 말을 남겼던 베르나르 루아조는 골트 앤 밀라우가 그의 레스토랑의 등급을 내린 2003년 자살한 적이 있다. 또 지난해에는 미국 요리계의 연금술사로 불리던 셰프 호마로 칸투가 오픈을 앞두고 있던 펍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비올리에 역시 새 미슐랭 가이드 발표 참석을 앞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같은 종류의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영국 음식 비평가인 윌리엄 시트웰은 “가장 품격있는 셰프는 요리에 있어서 탁월함을 추구한다. 그러나 레시피에 ‘미슐랭 스타를 받은’이라는 말을 붙이면, 완벽을 향한 길이 위험한 강박으로 변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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