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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꼬불꼬불 비탈길에서 더 빛났던 ‘더 뉴 메르세데스 AMG C63’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기자는 작년 이국 땅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모델 AMG를 경험한 적이 있다. 모델은 GLE 63 AMG 쿠페였다. 독일 코헬에서 오스트리아 키츠뷔엘까지 총 177㎞ 시승 구간에는 고속도로, 지방도, 산길 등 다채로운 코스가 있었다. 그 중 산길을 넘어 독일과 오스트리아 경계를 지나는 구간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고른 직선 길을 달릴 때보다 거칠고도 코너의 연속이었던 산길을 주파하는 순간 매력이 더욱 빛났다.

이 같은 경험은 이번에 국내에서 더 뉴 메르세데스 AMG C63(이하 C63)을 시승하면서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총 300㎞가 넘는 시승 구간 중 약 10㎞ 남짓됐던 산자락 비탈길을 오르내릴 때 AMG 특유의 진가를 맛봤다. 


비탈길 코스는 경기도 청평의 호명산에 있었다. 호명산에 이르기까지 컴포트 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번갈아 가며 사용하다 산길에 이르러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전환했다.

그러자 배기음은 물론 스티어링 휠, 서스펜션, 엔진구동, 브레이크, 변속 등 완전히 다른 차가 됐다. 주말 이른 오전이라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 코너링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정도로 속도를 유지했다.

코너를 도는 순간에도 차는 바닥에 바짝 엎드려 달린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안정감이 돋보였다. 여기에 적절한 순간 딱 원하는 수준으로 감속돼 제법 급회전 구간에서도 부드럽게 코너링을 이어갈 수 있었다. 여기에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 맞게 바뀐 배기음은 운전하는 스릴을 더욱 키웠다.

C63은 최대 출력이 476hp, 가속성능(0~100㎞/h)에 달할 정도로 막강한 힘을 보유한 모델이다. 직선 코스에서는 환상의 주행감을 선보일 수 있지만 치고나가는 힘이 워낙 세 코너가 반복되는 구간에서는 이 같은 힘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반면 C63은 힘을 적절히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바로 휠의 회전속도가 다를 때 토크를 각각의 휠에 분산시켜 마찰력을 향상시키고 안쪽 휠이 헛도는 것을 방지하는 기계식 AMG 리어 액슬 LSD(리미티드 슬립 디퍼런셜)다. 이는 스포티한 운전 스타일을 지닌 운전자가 정확하고 민첩한 핸들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함께 전고 자체가 1435㎜에 불과해 태생적으로 무게중심이 더욱 아래로 깔린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 덕분에 안정적인 코너링을 경험할 수 있다. 이는 앞서 시승했던 SUV GLE 63 AMG 쿠페에서 느끼지 못한 또 다른 매력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일반 평지에서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고성능차답게 차선을 바꾸거나 추월을 해야 할 상황에서는 막강한 순간 가속의 힘으로 옆차를 앞질러 갈 수 있었다.

반대로 8기통 트윈터보의 4리터 다운사이징 엔진이라 속도가 어느 정도 붙은 상태에서는 가속감이 탁월했지만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는 몇초간 뜸을 들이는 경향이 있었다. 괜히 배기음만 요란할 정도였다.

1억원이 넘는(1억1600만원) 고가의 차임에도 2000만원대 국산차에도 있는 열선 스티어링이 없다는 점은 이해가 잘 안 됐다. 추운 날씨에 시승을 해서인지 이는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또 차선을 바꾸려고 할 때 뒤따르는 차가 올 경우 경고해주는 기능도 비교적 정교함이 떨어졌다. 분명 거울에는 옆차선에 다가오는 차가 보이지만 차선바꿈 라이트를 점등해도 경고음이 제대로 울리지 않곤 했다. 제원 상 연비는 8.6㎞/ℓ로 나와 있지만 시승 후 계기판에는 7.6㎞/ℓ로 기록됐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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