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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부터 깐깐해지는 주택대출④] 주택대출 왜 옥죄나
주담대 작년 하반기만 30조 폭증, 총 400조
집단대출만 10조 늘었다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금융당국이 2월1일부터 수도권에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을 옥죄는 것은 대출 증가 속도가 너무 가팔라 가계부실로 이어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작년 하반기에만 30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이 가운데 아파트 집단대출만 10조원 이상 늘어나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게다가 작년에 이미 승인은 났지만 대출 잔액으로 아직 잡히지 않은 약정액도 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실질적인 집단대출 규모는 올해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헤럴드DB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시중은행의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00조8000억원으로, 작년 하반기(7∼12월)에만 29조7000억원이 늘어났다.

이 가운데 아파트 집단대출 잔액은 110조3000억원(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제외)으로 6개월 새 10조1000억원 늘었다.

이는 작년 하반기 은행권 전체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의 34%를 차지하는 것이다.

작년 말 기준 은행권의 대비 집단대출 비중이 27.5%인 점을 고려하면 가계대출 증가세를 집단대출이 주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전세난 여파로 작년 하반기 들어 신규 분양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중도금 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집단대출은 신규 아파트를 분양할 때 계약자에 대한 개별 소득심사 없이 중도금이나 잔금을 분양가의 60∼70% 수준까지 빌려주는 대출이다.

입주 후에는 통상 개인이 은행과 직접 계약하는 개별 주택담보대출로 전환되므로 신규 증가액과 상쇄돼 연간 잔액이 크게 변화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실제로 집단대출 잔액은 2011년 102조4000억원, 2012년 104조원, 2013년 100조6000억원, 2014년 101조5천억원으로 수년간 소폭 늘거나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작년 하반기의 집단대출 폭증세는 이례적이다.

집단대출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집단대출은 보통 최초 대출약정 승인 이후 2년여에 걸쳐 순차적으로 은행의 대출잔액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아직 은행에 대출금으로 잡히지 않은 것이 약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금융권은 추산하고 있다.

집단대출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가팔라지면서 은행권은 작년 10월 이후 신규 대출 심사를 강화했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 집단대출을 거부당한 일부 신규 주택사업장은 사업이 사실상 중단되거나 금리가 더 높은 제2금융권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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