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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마이너스 금리' 한국증시 영향은?…코스피엔 호재ㆍ수출엔 악재
[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일본은행(BOJ)이 전주말 마이너스 기준금리 시대를 열면서 우리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30일 증시전문가들은 유럽에 이어 일본이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만큼 국내 증시에는 단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일본계 자금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곳을 찾아 한국 시장으로 유입되는 ‘엔 캐리 트레이드’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종목별로는 중국의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일본의 금리 인하로 엔화 가치가 하락해 자동차관련주 등 우리수출기업의 경쟁력에는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투자심리 안정엔 도움…외국인 매도공세 완화 가능성=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이날 새벽 마감된 미국과 유럽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 등 글로벌 시장의 유동성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에 이어 일본까지 주요 국가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만큼 국내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로 국내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엔저로 글로벌 유동성이 늘어나면 국내 증시에도 플러스 효과가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경기부양에 대한 글로벌 정책 공조가 복원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에 대한 불안감을 완화해주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의 금리 인하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국가들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아지게 됐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글로벌 유동성 축소 움직임도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더디게 진행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유럽이 자금을 공급한 이후 일본도 화답한 셈”이라면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미국에선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은 경기불안정성이 가장 큰 문제였던 만큼 유럽에 이어 일본까지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이어간다면 증시에는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며 “특히 과거 일본이 양적완화를 통해 돈을 풀면 그 자금이 한국 시장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일본의 낮은 금리를 활용해 엔화를 빌려 제3국에 투자하는 ‘엔캐리트레이드’를 통한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환경 조성으로 엔캐리트레이드가 활발해질 경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되살아나는데 기여할 수 있다”며 “당장 환율 변화에 따른 국내 기업의 득실보다는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주 가격경쟁력은 악화 전망= 증시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지만, 당장 국내 수출기업들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 금리 인하가 엔화 약세를 자극하면 해외무대에서 일본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도입은 엔화 약세를 부추기면서 자동차·정보기술(IT)·정유화학 등 일본과 경합하는 국내 수출기업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소식이 전해진 주말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업종으로 꼽히는 현대차그룹 주가는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특히 BOJ가 추가 인하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어 엔화 약세의 강도와 속도도 우려된다는 평가다.

박상현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상무는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엔화의 추가적인 약세가 예상된다”며 “국내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고은진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실 팀장도 “유럽 기준금리가 -0.2%인 점을 고려하면 BOJ가 추가로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다”며 “엔화 약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국내 수출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고, 이는 결국 국내 증시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자체보다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실물경기 반등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일본이 확장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유동성 함정에 빠지지 않고 실물경제가 반등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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