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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벌 지상주의…선행학습 대부분은 부모 강요 탓
사교육시장 선행학습 감소불구
학부모 경쟁의식여파 조기 교육
자유학기제 도입따른 열풍 우려도



정부의 학교 선행학습 금지로 사교육시장의 선행학습이 줄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부모의 선택이나 강요로 어린 나이부터 선행학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학부모들의 불안의식과 경쟁의식 등 학벌주의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일찍부터 너무 많은 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으로 사교육 시장을 중심으로 다시 선행학습 열풍이 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9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학교 외부의 선행학습 유발 요인 해소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초중고생의 선행학습은 대체로 부모의 강요 혹은 부모의 권유에 따른 본인의 선택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초중고생의 선행학습 부모의 소득이나 학력에 무관하게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 면담조사결과, 선행학습의 시작 시기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매우 다양했지만 선행학습 시작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부모의 선택에 의해 이뤄진 반면, 늦을수록 본인의 필요에 의해 선행학습이 이뤄지고 있다.

선행학습이 이뤄지는 과목은 주로 수학과 영어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특정 과목에 대한 선행학습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이 대체로 학원을 통해 선행학습을 하고 있었으며 그 비용은 월 기준 최소 15만원에서 최대 160만원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선행학습 시작 시기가 초등학교일 경우 대부분 부모의 강요에 의해서 선행학습이 이뤄지고 있다”며 “학부모의 불안의식과 경쟁의식이 학생들을 어린 나이에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아 선행학습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행학습이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어린 나이에 사교육을 시작한 아이들이 중ㆍ고등학생이 돼도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여전히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른 나이에 학생들을 사교육 시장에 내몰고, 아이들은 그곳으로부터 비자발적으로 선행학습을 시작하고 있지만, 이는 더욱더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력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으로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안상진 부소장은 “학부모들은 부작용을 인식하고 욕심을 내려놔야 하고, 학교에서는 시험을 어렵게 내지 않고 배움의 기쁨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게 해줄 필요가 있다”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 도입이 오히려 초등학생들의 선행학습이나 자유학기제에 들어가는 중학생들을 사교육시장으로 내몰 수 있다는 걱정섞인 목소리가 내놓고 있다. 이혁 청소년문화공동체 필통 대표는 “입시제도가 그대로인 상태에서 학부모의 불안심리와 사교육 업계의 상술이 맞물려 자유학기제의 좋은 취지가 위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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