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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년만에 다시 한국 법정 선 패터슨… ‘이태원살인사건’ 오늘 1심 선고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1997년 4월 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발생한 잔혹한 살인사건의 진실을 가리는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오늘 그 결과가 발표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심규홍)는 29일 오후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고인 아더 패터슨(37)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2011년 검찰이 ‘진범은 패터슨’이라며 재판에 넘긴 지 5년만에 그 결론이 나오는 셈이다. 패터슨으로선 지난해 9월 한국으로 송환된 지 4개월 만에 한국 사법부의 첫 결과를 받아보게 된다.

패터슨은 19년전 이태원의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던 고(故) 조중필(당시 22세) 씨를 여러 차례 칼로 찔러 죽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당초 검찰이 지목한 진범은 패터슨이 아니라 패터슨과 함께 화장실에 들어갔던 재미교포 에드워드 리(당시 18세)였다. 패터슨은 증거인멸죄 등으로만 구속기소됐다.

하지만 1998년 9월 대법원이 에드워드에게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이태원 살인사건은 ‘죽은 사람은 있으나 죽인 사람은 없는 이상한 사건’이 됐다. ‘에드워드가 죽였다’고 주장한 패터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 사이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패터슨은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아 풀려났다.


실망스러운 판결을 받아든 피해자 가족이 “에드워드가 아니면 패터슨이 범인”이라며 패터슨을 검찰에 고소하면서 사건은 다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지만 검찰이 출국금지연장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틈타 패터슨은 돌연 미국으로 ‘도주’해버렸다.

그렇게 잊혀져 가던 사건은 2009년 9월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이 개봉하면서 다시 한번 국민적 관심을 받았고, 검찰은 재수사에 나서 패터슨을 진범으로 지목했다.

한국 송환을 거부하며 시간을 끌던 패터슨 결국 검찰이 기소한 지 4년만인 지난해 9월 한국으로 송환되면서 19년만에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지난 4개월간 진행된 공판에서 패터슨은 여전히 ‘나는 죽이지 않았다. 에드워드가 죽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해왔다. 하지만 검찰은 패터슨이 범인임을 확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뚜렷한 이유 없이 잔혹하게 살해해 어떠한 경우에도 용서할 수 없다”며 패터슨에게 법정 최고형인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반면 패터슨은 이날 최후 진술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은 진실과 전혀 다르다. (나는) 희생양이다”라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패터슨이 죽였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재판부가 과연 사건 관련자들의 법정 진술과 검찰이 제시한 정황 증거를 얼마나 신뢰할 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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