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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大法 “김할머니 존엄사 후 발생 진료비도 유족 부담”
김할머니 호흡기 제거후 자가호흡, 추가 진료비도 내야
法 “존엄사 후 수액공급ㆍ상급병실료 등에 한해 계약유효”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2008년 국내 최초로 법원에서 연명치료중단(일명 ‘존엄사’) 판결을 받았던 김할머니의 잔여 진료비를 둘러싸고 김할머니 가족과 병원이 5년간 벌여온 진료비 소송에서 대법원이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는 28일 오전 세브란스병원 운영자인 학교법인 연세대가 김할머니 자녀들을 상대로 낸 진료비청구 소송 최종심에서 가족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김할머니 자녀들은 병원에 미납 진료비 8640여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이 사건은 김할머니와 병원이 맺은 의료계약의 종료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 그리고 연명치료 중단 후에도 김할머니가 자가호흡으로 생존하면서 발생한 진료비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가 주요 쟁점이었다.

병원은 김할머니가 사망한 2010년 1월에 의료계약이 끝났기 때문에 입원시부터 사망 때까지 발생한 진료비 8690여만원을 달라고 가족들에게 요구했다.

반면, 가족 측은 “연명치료중단 소송을 처음 제기한 2008년 6월부로 병원과의 의료계약도 끝났다”며 “그 이후 진료비는 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 1심에선 연명치료중단 첫 판결이 나온 2008년 11월 28일을 의료계약 종료시점으로 보고 “김할머니 자녀들은 이 기간에 해당하는 진료비 475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연명치료중단 소송과정에서 병원 측의 항소와 상고가 모두 이유없는 것으로 밝혀졌는데도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올 때까지 계약을 유효한 것으로 보고 진료비를 계속 환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대법원의 연명치료중단 확정판결이 나온 2009년 5월 21일을 계약 종료시점으로 삼았다. 다만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후에도 자가호흡하는 할머니를 위해 2010년 6월부터 사망할 때까지 병원이 제공한 최소한의 연명치료(인공영양공급, 수액공급, 항생제 투여 등)와 상급병실에 대한 비용도 가족이 부담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즉, 연명치료중단 판결에 따라 계약이 해지된 진료는 인공호흡기에만 한정되고, 나머지 진료에 대해선 여전히 계약이 유지됐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김할머니 자녀들이 부담해야 할 진료비도 8640만원으로 늘어났다.

앞서 김할머니는 2008년 2월 폐렴 증세로 입원했다가 내시경 검사 중 과다출혈에 의한 심정지로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렀다. 병원이 연명치료를 계속 고수하자 김할머니 자녀들은 소송을 제기했고, 같은해 11월 법원은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2009년 대법원이 이를 확정하면서 그해 6월 김할머니는 호흡기를 뗐다. 그러나 김할머니가 자가호흡으로 생명을 계속 이어가자 병원은 수액공급 등 진료를 계속했고, 2010년 1월 10일 할머니는 사망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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