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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헛 꿈…내 집 마련 ②] ‘양날의 칼’ 된 양적완화…천정부지 집 값 후유증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세계적인 집 값 상승 원인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경쟁적으로 나선 양적완화가 지목된다.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시중에 6조 달러(7200조 원)에 달하는 돈을 풀었지만, 부동산 시장을 왜곡해 서민들의 집 없는 설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는 역으로 부동산 가격 거품이 세계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제기되고 있다.

IMF가 발표한 글로벌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세계 주택 가격은 151.31로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분기의 159.98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직후 주택 가격이 폭락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와 저금리 정책으로 몰려든 자금이 부동산, 주식, 채권 등 자산 시장에 거품을 형성한 상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실제 리먼브라더스 파산 후에 각국이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 횟수는 600차례에 달한다. 또 2008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미 연준이 2조9000억 달러, 일본은행은 1조9000억 달러, ECB는 6000억 달러, 영란은행은 5000억 달러 등 모두 5조9000억 달러의 본원통화를 풀었다.

문제는 천문학적 규모의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는 그다지 신통치 않다는 것이다. 미국이 경기 지표 호전으로 지난해 12월 한 차례 금리인상을 한 것을 제외하면, 유럽과 일본 경제에는 아직 온기가 돌지 않고 있다. 게다가 중국 성장률 둔화, 국제 유가 폭락으로 금융 시장이 요동치면서 2016년 세계 경제 전망은 한껏 먹구름이 낀 상태다.

전문가들은 양적완화 자금이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몸집만 키웠을 뿐 근본적인 경제 체질 개선을 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지적한다. 가령 지난해 2분기 미국이 보유한 전체 부(wealth)의 규모가 사상 최대인 85조70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 늘어난 부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다. 주인이 직접 거주하는(owner-occupied) 부동산의 가치 총합은 21조5000억달러로 2011년 보다 무려 4조5000억달러가 높다. 반면 임금과 물가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 각국은 오히려 더 많은 돈을 시중에 풀 태세를 갖추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21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3월에 추가 양적완화를 검토하겠다고 시사했고, 일본은행도 오는 28∼2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추가 금융완화 문제를 논의한다. 또 금융시장은 연준이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철회할 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UBS의 클라우디오 사푸텔리 글로벌 부동산 대표는 “양적완화로 풀린 돈이 부동산으로 몰려들면서 주요국의 부동산 시장 버블 리스크가 커졌다”며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큰 타격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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