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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 완전식품의 또 다른 이름…세월을 잊는 ‘요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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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입맛이 바뀌었다. 나이가 들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변화다. 시도 때도 없이 달고 살던 과자에 손이 가는 횟수도 줄었다. 카라멜 마끼아또, 바닐라 라떼 일색의 주문은 어느덧 아메리카노로 통일됐다. ‘어린이 입 맛’, ‘어른 입 맛’을 굳이 정의한 이는 없다. 달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는 것을 어린이 입맛이라고 이름 붙인다면 어른 입맛은 그렇지 않은 음식을 찾아먹게 되는 정도일까.

어릴 적에 유독 많이 먹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을 꼽으라면 생각나는 것이 우유다. 기자도 물 대신 우유를 먹던 시절이 있었다. 형제들이 어릴 때만해도 집에 매일같이 우유가 배달됐다. 어느덧 자녀들이 모두 20대를 넘기자 어머니는 매일 받던 일주일에 2번으로 줄였다. 요즘은 더이상 집에 우유를 배달받지 않는다.

[사진=게티이미지]

요거트에 대한 기사를 준비하면서 느낀 것은 같은 유제품이지만 ‘요거트는 뭔가 다르다’는 거다. 부드러운 딸기 맛, 복숭아 맛에 푹 빠져 엄마를 졸라댔던 어릴 적도,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 요즘도 요거트는 꽤 자주 손이 가는 아이템이다.

‘그릭 요거트(greek yogurt)’의 주 소비층은 심지어 20~30대다. 어린이의 입맛에도, 어른의 입맛에도, 여기에 ‘웰빙’하고 싶은 어르신들의 마음에도 꼭 들어 맞아서일까. 맛있고, 건강하고, 심지어 간편하기까지 한 오늘날의 요거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본다.

▶우연히도 괜찮은 발견=요거트의 기원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분명한 건 요거트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오랜 먹거리 중 하나라는 것이다.

세상의 많은 발견이 그렇듯 요거트의 등장도 우연한 것이었다. 역사학자들에 의해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요거트의 기원은 기원전 6000년 전, 신석기시대의 중앙아시아로 거슬러 올라간다.

목동들이 가축에서 짜내 우유를 만들기 시작하고 그 우유를 동물의 위 등에 담아 옮기고 보관하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요소가 발생, 요거트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고대 로마의 저술가인 플라이니 더 엘더는 요거트를 “먹을수 있을 정도의 신 맛을 내는 딱딱한 우유”라고 표현했다. 그렇게 발견한 요거트의 맛이 의외로 괜찮았던 덕에 인류는 이를 계속해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법을 연구해 왔다. 그리고 그 덕에 오늘 우리는 어렵지 않게 마트나 편의점에서 요거트를 만날 수 있게 됐다.

맛도 그럭저럭 좋고, 우유보다 보관하기도 용이하다. 꿀이나 시럽을 넣으면 맛이 더 살아난다. 하지만 굳이 ‘찾아먹을 것’까진 아니다.

요거트의 역사는 ‘요거트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러시아의 노벨상 수상자이자 생명공학자인 메치니코프 박사는 불가리아인의 장수 비결이 정기적으로 요거트를 먹는 데 있다고 밝혔다. 결국 요거트는 오래 살기 위한 장수식품으로 자리 잡았고, 지난 2006년에는 ‘헬스지’가 뽑은 5대 슈퍼푸드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게티이미지]

▶완전식품의 또다른 이름=요거트의 효능은 잘 알려져 있다. 칼슘함량이 높아 어린이 성장기에 좋고 장 활동을 도우며 심지어 체중 감량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물론 요거트 하나가 많은 것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 하지만 꾸준하게 먹는 것이 우리 몸에 좋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건 분명하다.

요거트는 다양한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다. 요거트 1회 분량에는 다량의 칼륨과 리보플라빈, 아연, 비타민 B5 등이 들어 있다. 우리의 신경체계가 올바르게 작동하도록 하는 비타민12도 요거트에 포함돼 있다. 단백질과 탄수화물 비율이 적절해 운동 후에 섭취하면 몸에 부족한 에너지와 영양을 채우는데 탁월하다. 그릭 요거트의 경우에는 더 많은 단백질이 함유돼 있다.

‘요거트가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테네시의 한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매일 18온스의 요거트를 먹은 참가자들의 체중과 허리사이즈가 각각 22%, 8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요거트 속 프로바이오틱스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우리 소화기관 내에 위해한 미생물을 제거, 장에 생기는 각종 감염을 막아준다. 프로바이오틱스를 꾸준하게 섭취하면 소화기능을 안정시키고 장 건강에 도움이 될 뿐더러 체내 면역력도 강화된다.

건강을 위해서 요거트를 챙겨먹고자 한다면 목적에 맞는 요거트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설탕함량을 비롯해 성분표를 반드시 살펴본 후 구입, 섭취할 것을 권한다. 요거트라고 해서 영양가가 모두 같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브랜드와 제품마다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과일맛 요거트의 경우에는 설탕과 과일이 첨가되기 때문에 기본적인 요거트에 비해 칼슘함량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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