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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면허 그만] 사고는 늘고 비용은 그대로…실패한 면허 시험 간소화 정책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경찰청이 운전면허 시험강화를 결정한 것은 간소화 이후 지나치게 단순화된 운전면허 시험으로 연습면허자의 교통사고 증가 가능성에 제기됐기 때문. 간소화 이전 69.6%였던 장내기능 시험 합격률은 92.8%로 늘어 사실상 ‘누구나’ 합격하는 ‘물 면허 시험’으로 비난받았다. 대신 주행시험 합격률은 78.7%에서 58.5%로 줄어 장내 기능에서 실제 운전에 필요한 기술을 충분히 습득하지 못한 연습면허자들이 실제 도로에서 차를 운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교통사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 및 손해보험사, 버스공제조합에 접수된 교통사고 통계인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 통계에 따르면 교통시설 개선, 교통문화 선진화로 감소세를 보여오던 신규먼허취득자의 1만명 당 교통사고율은 운전면허 간소화 이후 감소폭이 둔화되더니 3년차에 접어들면서 전년도 같은기간에 비해 2.9% 증가세로 돌아섰다. 운전면허 시험 간소화의 영향을 직접 받는 연습면허 취득자의 교통사고율은 간소화 2년차부터 증가세로 돌아서더니 3년차에는 12.7%로 증가했다.

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운전 기술과 도로적응력을 갖추지 못하다 보니 시민들은 운전면허를 취득하고도 별도의 비용과 시간을 들여 도로연수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직장인 김정근(34) 씨는 운전면허를 딴지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차를 몰 엄두가 나지 않는게 현실. 시동을 켜코 와이퍼와 방향지시등 조작, 50m 전진 정도로 끝나버린 장내 기능 시험은 무사히 통과했지만 주행 시험에선 황색 신호에 급정거를 밟았다가 탈락하는 등 3번만에야 간신히 면허증을 손에 쥐었다.

그러나 여전히 도로는 무섭고 운전석은 어색하다. 바쁜 짬을 내 주말에 도로 연수라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수강료를 알아보니 5회에 25만원 정도를 요구한다. 김씨는 “이럴거면 차라리 면허 시험을 이전처럼 어렵게 하고 제대로 교육을 받는게 시간이나 비용면에서 나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결국 25만~30만원의 도로연수비를 추가로 지불하고 나면 간소화 이전 80만~100만원에서 40만원 초반대로 줄어든 면허취득비용이 무의미해진 셈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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