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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직업의 종말’ 선언한 테크부호 5인, 그들이 만들 일자리는 몇개?
[헤럴드경제 = 슈퍼리치팀 윤현종ㆍ민상식 기자] 우선 아래를 같이 보시죠.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은 23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서 폐막한 세계경제포럼(WEF)이 펴낸 ‘직업의 미래’보고서 속 모든 단어를 분석해봤습니다.


 
[워드클라우드 tagxedo.com]

2만7000여개에 달하는 키워드를 ‘워드클라우드(Word-cloud·등장 빈도 높은 단어를 강조해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기법으로 시각화 하니 보고서가 뭘 말하고 싶었는지 비교적 명확해집니다.

어떤 글자가 잘 보이십니까. 이미지 중앙을 차지한 기술(Skill), 붕괴ㆍ파괴(Disruption), 테크놀로지(Tech) 등이 눈에 띄시나요.

맞습니다. 이 보고서는 기존 일자리가 변하고 심지어 없어진단 내용이 핵심입니다. 2020년까지 사무ㆍ행정직 등 716만여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사실상 기존 직업의 종말(?)이 거론된 셈입니다.


이는 포럼 핵심 의제 중 하나였던 ‘4차 산업혁명’과 맞닿아 있습니다. 새 트렌드도 언급됐습니다. 빅데이터ㆍ공유경제ㆍ3D프린팅 등에 기댄 일자리가 창출된단 전망이 재차 이어졌습니다. 자연스레 올해 다보스를 찾은 이들 관련분야 창업주 등 억만장자에게 세간의 시선이 쏠렸습니다.

새 기술과 사업모델로 21세기 들어 크게 성장한 그들이 이끄는 기업은 어떤 일자리를 몇 개나 만들었고, 또 몇 개나 더 만들까요.

그리고 이 일자리들은 얼마나 지속 가능할까요.

▶ 페이스북 “새 일자리 450만개…경제효과 2700억달러” = 여성 억만장자로 유명한 셰릴샌드버그(47)는 다보스를 찾은 IT관련 부호 중에서도 중량감이 상당했습니다.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자격으로 포럼에 참석한 그는 4차산업혁명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 ‘내일의 변화’ 세션에서“로봇 기술이 가져올 혁명을 두려워 말고 수용해야 한다”며 사라질 직업보다 새 일자리가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샌드버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숫자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글로벌 컨설팅기관 딜로이트에 의뢰해 분석한 것인데요. 이 회사가 구축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2014년 기준 450만개 일자리를 새로 만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출된 일자리 수는 페이스북 직원(8000명ㆍ2014 기준)을 뺀 것입니다.

또 이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2270억달러 규모의 경제적 가치도 창출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아울러 딜로이트는 페이스북이 전에 없던 직업을 만들었다고 설명합니다. SNS를 써 마케팅 등을 펼치는 ‘소셜미디어매니저’란 업종인데요. 18만9000명 가량이 활동 중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 일자리 창출 강조하는 알리바바 마윈 “새 고용 1400만개” = 마윈(52) 알리바바 창업자는 이번 포럼에 등장한 중국 IT부호 가운데 개인자산이 가장 많습니다.

22일 기준 32조9000억원(275억달러)을 거머쥔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고용창출을 강조합니다. 마 회장은 지난해 5월 방한 당시에도 “알리바바는 중국에서 추가고용 1400만개를 만들었다. 수준 높은 기술이 필요한 지식기반 일자리들”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 외 지역서 매출이 계속 늘 경우 세계적으로 일자리 4000만개가 더 만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마 회장이 언급한 중국 내 일자리 대부분은 그가 세운 전자상거래플랫폼에서 파생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알리바바에 직접 고용된 직원은 3만여명 수준이니까요.

아울러 그는 새 트렌드가 더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바로 데이터기술(Data TechnologyㆍDT)시대인데요. 마 회장은 “DT로 사람들이 더 창의적으로 혁신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30년 간 DT에 기반해 고객과 직원이 더 잘 될 사업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 델의 야심찬(?) 계획 = 컴퓨터 제조사로 잘 알려진 델(Dell)의 마이클 델(50)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도 다보스를 찾은 주요 IT부호 중 한 명입니다.

그가 이끄는 회사는 지난해 대규모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밝혀 이목을 끌었습니다.

미 경제지 포춘은 지난 6월 델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만나 고용창출과 기업가정신 함양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단 소식을 전했습니다. 델은 “양질의 기업가정신은 2025년까지 일자리 6억 개를 만들어내는데 필수적”이라며 “새 고용의 70∼90%가 소규모 기업에서 창출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건전한 기업가정신에 기댄 창업 → 새 일자리’의 공식을 설명한 것이죠. 반 총장도 이같은 델의 생각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룸버그 등 주요 경제매체들도 델의 ‘일자리 6억개 창출 계획’뉴스를 앞다퉈 전했습니다.

하지만 비판도 만만찮았습니다. 고용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미국 스타트업들의 진짜 현실을 외면했단 것이죠.

일각에선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 일자리 창출 운운한다’고 비꼬기도 합니다. 실제 델은 2014년 초 한 직원이 회사의 1만5000명 해고계획을 폭로하며 곤욕을 치뤘습니다.

▶ 에어비앤비, 일자리는 얼마나 공유할까 = 이번 포럼엔 글로벌 숙박공유플랫폼 에어비앤비의 공동창업자도 얼굴을 비쳤습니다. 바로 네이선 블레차르지크(32)입니다. 개인자산 3조9000억원(33억달러)을 쥔 그는 이 회사 최고기술관리자(CTO)입니다.

그가 세운 에어비앤비 서비스의 핵심은 ‘호스트(host)’로 불리는 가입자가 제공하는 숙박공간을 여행객과 연결하는 것입니다. 전 세계 64만 명에 달하는 호스트 81%는 개인입니다. 즉, 51만8400명 정도가 실제 살고 있는 집을 여행객에게 제공해 숙박비를 받고 있단 뜻이죠. 기존 숙박업 테두리 밖에서 사실상 50여만개의 새 일자리가 생긴 셈입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 등장으로 숙박업 전문 종사자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단 우려도 상당합니다. 대표적인 곳이 미국 뉴욕인데요. 지난 10월 뉴욕 시 270여개 호텔로 이뤄진 ‘뉴욕 호텔업협의회’는 “에어비앤비 등장으로 지역 숙박업계의 해고사태 등 경제적 피해액이 21억달러(2조5000억원)로 집계됐다”는 분석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시선을 의식한 듯 에어비앤비는 자사가 해당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홍보하는 자료를 주기적으로 내고 있습니다.

▶ MS의 고용창출 효과는 = WEF 측은 이번 포럼을 결산하는 의미로 23일 ‘2016 다보스 리더들의 6가지 예측’이란 리포트를 냈습니다. 이 가운데 빌 게이츠(61)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의 발언이 눈길을 끕니다.

개인자산 780억달러(93조5000억원)을 가진 그는 대표적인 낙관론자입니다. 23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혁신이 발전을 더 앞당길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세계는 더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게이츠의 오랜 긍정론이 반영된 것일까요. MS는 3년 전 “2015년까지 (MS의) 클라우드 컴퓨팅에 기반한 새 일자리가 전 세계적으로 1400만개 가량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죠.


이 수치가 얼마나 정확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MS가 자사의 직접고용 인력을 대규모로 감축한 건 확실합니다. 2014년에 휴대전화 사업관련 인력 등 1만8000명을 감원했습니다. 당시 전체직원 12만7000명의 14%수준이었죠. 작년엔 7800명을 추가로 해고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세계 신(新)산업의 간판 억만장자들이 이끄는 기업은 새 일자리를 늘릴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하지만 어떤 기업도 이들 고용이 얼마나 안정적일지를 설명하진 않았습니다.

참고로 지난해 기준 지구촌에서 일자리 85만5000개가 없어졌습니다. 2009년 이후 최대규모였습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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