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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메뉴판 칼로리까지 따지는…당신의 ‘다이어트법’은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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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호르몬·수면 등 비만 원인 다양
숫자 환원 불가능해‘발상부터 잘못’



올해도 많은 이들이 ‘다이어트 성공’을 기원하며 새해를 시작했다. 비록 계획을 얼마나 잘 지켜왔는가는 자신할 수 없지만, 음식을 마주할 때마다 칼로리 계산이 머릿속을 맴도는 것을 보면 아직 의지만은 충만하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오늘은 아침에 샌드위치 하나(445kcal) 먹고 점심 때 피자 두 조각(800kcal)에 라떼 한 잔(180kcal)을 먹었으니, 저녁은 가볍게 먹어야지”라며 다짐을 새롭게 해 볼 수도 있다.


그런데 하루 권장 칼로리(성인 여성 기준 2000kcal)를 꼬박꼬박 지켜도 체중계 눈금은 내려갈 생각을 않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주린 배를 어루만지며 보낸 밤들이 야속하게도 살들은 내 옆구리며 팔뚝이며 허벅지에 딱 붙어 떨어질 줄을 모른다.

세계적인 팝스타 샘 스미스의 다이어트에 도움을 줘 한국에도 유명해진 영국의 영양치료전문가 아멜리아 프리어(Amelia Freer)는 애초부터 칼로리 조절로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리 몸은 그런 단순한 숫자로 환원되기에는 너무나 복잡해 칼로리 조절이 다이어트의 필요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멜리아는 먼저 음식 겉포장에 쓰인 칼로리 숫자부터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칼로리는 물 1g을 1℃ 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말하는데, 음식의 칼로리는 해당 음식물을 실험실 같이 통제된 환경에서 태웠을 때 나오는 열을 측정함으로써 구해진다. 문제는 우리 몸은 실험실과는 너무도 다른 조건에 있기 때문에, 실제 우리 몸에 들어오는 열량은 실험실의 측정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소위 ‘권장 칼로리’라고 하는 것 역시 특정 사람에게 직접 적용하는 데에 무리가 있다고 아멜리아는 주장한다. 사람의 나이나 호르몬, 수면의 질, 소화기관의 건강상태, 활동량 등 개인에 따라 서로 다른 무수한 요소들이 필요 열량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가령 나이가 들면 대사량이 변하고 신체 활동이 줄면서 더 적은 열량을 필요로 하게 된다. 반대로 근육량이나 활동량이 많은 사람은 열량이 더 필요하다.

지난해 미국 요크 대학의 한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는 계량화된 다이어트 방식이 얼마나 무의미한가를 증명해준다. 이 연구팀은 1980년에 30대에게 하루에 2000kcal를 먹고 일주일에 2시간 운동하게 한 뒤 몸무게를 쟀고, 35년이 지난 2015년의 30대에게도 같은 방식의 다이어트를 하게 한 뒤 몸무게를 비교했다. 산술적으로라면 몸무게가 비슷하게 나타나야 하지만, 2015년의 30대가 10% 가량 몸무게가 더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제니퍼 쿡 교수는 “식사나 운동 외에 비만에 기여하는 다른 요인이 있다는 결과”라며 우리가 현재 일상적으로 노출돼 있는 살충제나 음식 포장에 든 화학 물질 같은 것이 인체를 유지하는 방식을 변화시켰을 것이라는 가설을 내놓았다. 또 우리 장 속에 있는 유산균의 변화 같은 것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우리 몸의 진짜 주인은 미생물’이라고 할 정도로 장 내 유산균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같은 칼로리라고 해서 영양 효과가 같은 것도 아니다. 아보카도 하나는 사탕 한 봉지보다 지방과 칼로리가 높지만, 우리 몸에 다른 영양을 미친다. 사탕 속에 든 설탕은 지방으로 변환돼서 내부 장기에 축적된다. 포만감도 느껴지지 않아 다른 음식을 먹어야 한다. 반면에 아보카도는 필수 지방으로 가득차 있다. 필수 지방은 우리 몸의 세포가 강하고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포만감도 상대적으로 오래 지속된다.

아멜리아는 다이어트 성공을 위한 대안으로 저지방에 대한 집착부터 버릴 것을 조언한다. 그는 오메가3지방산이 부족해지면 우울감이 찾아온다는 연구결과를 근거로 제시한다. 저지방ㆍ저칼로리 식이요법을 하면 기분이 비참해지고 다이어트에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는 “다이어트를 단기간에 해결하려 해서는 안되고 장기적인 습관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천연 유기농 식생활 그리고 적당히 활동적인 생활 습관을 갖는다면 칼로리는 전혀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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