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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리기사 리포트 ①] 목숨 걸고 질주해도 월수입 고작 150만원
-취객에 이유없는 폭행ㆍ폭언 다반사
-안전운행 보장할 제도 마련 시급
-낮은 소득 탈피위해 야간노동 강행
-수입 적어 이직 원하지만 대책 없어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 대리운전 3년차인 한모(44) 씨는 “새벽에 만취한 손님이 뒷자리에서 잠을 자다가 깨더니 얼굴을 갑자기 구타했다”며 그날 이후 뒷자리서 작은 소리만 나도 움찔한다고 말했다. 한씨는 “이런 날은 운전하기도 싫다”며 “다른사람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만큼 대리운전기사의 안전운행을 보장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가 정말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취객을 상대하는 대리 기사들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노동권익센터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67.3%의 대리운전기사가 전업으로 일하고 있었고 전업의 경우 평균 근속연수가 5.19년으로 전체 노동자의 평균 근속연수인 6.4년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부업 형태로 일하고 있는 대리운전기사의 경우에도 불가피하게 가계의 생계를 위해 일하는 생계형 일자리가 많았다.

대리기사의 월평균 총수입은 185만6000만원이지만 수수료와 보험료 등의 필수 경비를 제외한 월평균 순수입은 151만8000원으로 전체 노동자의 월평균 수입인 319만원의 47.6%에 불과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응답자의 81.5%가 지난 3년간 수입이 줄고 있다고 답한 점이다.

대리기사의 일평균 업무시간은 9.03시간인데 주목할 점은 일평균 업무시간이 길수록 대리운전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다는 것이다.

결국 대리운전은 경쟁 격화 등 여러 이유로 인해 낮은 수입 수준이 고착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낮은 수준의 소득을 벗어나기 위해서 대리운전기사들은 장시간 야간노동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응답자들은 수입의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업무시간을 늘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무런 안정장치 없이 격화되고 있는 경쟁 속에서 대리운전기사의 87.6%는 앞으로의 대리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는 보고 있는데 현재 직업에 대해 67.8%가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응답자의 79.2%가 이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을 원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은 노동강도에 비해 수입이 적기 때문(45.6%)이며 다음으로 직업으로서 미래의 불투명한 전망(26.0%), 야간노동으로 인한 건강문제(19.2%)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대리운전기사의 대부분이 이직을 원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직 의향이 있는 응답자 중 19.5%만이 저축 및 직업훈련 등 이직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을 뿐 79.2%는 사정이 안되어 이직을 준비하거나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다수의 대리운전기사는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다른 일자리를 찾고 싶어도 이를 모색하기 힘든 출구가 없는 악순환 구조에 처해있다.

또 대리운전의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리운전조차도 포기하게 되면 결국 생존의 위기에 처하게 될 수밖에 없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한 대리운전 기사는 “출구가 없는 악순환의 수렁에 빠져 있는 현재 대리운전시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심과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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