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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 신인류 ‘미각노마드 리포트 <2>] 채식 식당 찾아 떠나는 ’베지테리언‘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서울 상수동 뒷골목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잡은 ‘슬런치팩토리(Slunch Factory)’.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지 않는 이 식당을 찾는 발길이 이어졌다.

저칼로리 도시락을 배달하던 슬런치는 직장인과 젊은 여성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식당을 냈다. 슬런치의 S는 슬림(Slim), 슬로우(Slow), 스타일리시(Stylish)를 의미하는데, 이름처럼 가볍고 천천히 즐길 수 있는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인기 메뉴는 버섯들깨덮밥과 단호박다크초코케이크. 육류, 어류는 물론 유제품 같은 동물 부산물도 전혀 들어가지 않은 ‘비건(Vegan) 음식’이다.

직장인 오모(34) 씨는 자주 이곳을 찾는다. 원래 채식주의자는 아니었지만 비건 음식이 소화도 잘 되고 맛도 있어서 즐겨 찾게 됐다. 오 씨는 “우연히 친구를 따라 왔는데 처음 접해보는 음식이 신기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맛있어서 단골이 됐다”고 말했다.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국내 채식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 완전 채식인 ‘비건 채식’을 하는 인구는 약 5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1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우유, 유제품만 허용하는 ‘락토(Lacto) 채식’이나 달걀만 허용하는 ‘오보(Ovo) 채식’, 달걀, 우유, 유제품만 허용하는 ‘락토 오보 채식’ 인구까지 포함하면 100만명이 넘는다. 조류, 어류 등을 허용하는 ‘세미 베지테리언’도 상당수다.

동물 보호나 환경ㆍ윤리적인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개인의 건강이나 다이어트를 위해 채식을 택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옛날에는 채식주의자라고 하면 ‘까다로운 사람’이라고 눈총을 받았지만, 이제는 ‘취향’으로 존중 받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채식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한 채식 식당과 채식 전문 쇼핑몰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레스토랑 및 채식 베이커리는 300여곳으로 5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비건 채식 전문 체인점 ‘러빙헛’은 서울 개포동 본점에서 시작해 경기도, 대전, 전주 등에 18개 매장을 열었다. 서울 인사동의 ‘오세계향’, 이태원의 ‘플랜트’, 성북동의 ‘슬로비’ 등은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비(非)채식주의자도 찾아가는 명소다.

또한 베지푸드, 베지맘 등 채식 전문 쇼핑몰이 생겨나면서 채식주의자들은 집에서도 다양한 채식 요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네덜란드의 친환경 채식정육점 ‘베지테리언부처’도 최근 한국지사를 열었다. 베지터리언부처코리아는 채소만으로 만든 소고기맛 패티, 치킨맛 살코기, 훈제 베이컨, 미트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베지테리언부처코리아]

고기가 들어가지 않고 채소만으로 만든 음식은 맛이 없다는 것도 옛말이 됐다. ‘소이 커틀릿’, ‘곤약 삼겹살’ ‘가지 롤 스테이크’ ‘베지 버거’ ‘메론빵’ ‘팥 셰이크’ 등 다양한 채식 메뉴는 맛과 식감, 외형 등에서 육류 요리에 비해 빠지지 않는다. 때문에 미각 노마드들의 까다로운 입맛도 사로잡고 있다.

맛있게 양껏 먹으면서도 칼로리나 콜레스테롤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위장에 부담도 없다는 점, ‘잘 먹고 잘 사는 방법’이란 점이 채식의 인기 비결이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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