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이었다가 빈곤층을 벗어나는 확률인 빈곤탈출률은 17.4%로 낮은 편이었다. 이와 반대로 비빈곤층이었지만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확률은 이보다 2배 이상 높았다.
25일 국민연금연구원의 연금포럼 겨울호에 실린 ‘한국 노인의 다차원 빈곤실태와 시사점’(황남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의 2011년(4차)과 2013년(5차)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
황 부연구위원은 4차와 5차 조사에 모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2889명을 대상으로 소득, 자산, 주거, 건강, 고용, 사회참여, 사회관계망 등 7가지 요인에 대한빈곤율을 각각 산출했다. 7가지 요인은 이른바 노인의 4고(苦)로 불리는 가난, 질병, 무위, 고독과 관련된 것들이다.
그 결과 2013년을 기준으로 소득 빈곤율(가구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은 52.8%였으며 자산 빈곤율(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순자산이 최저생계비 6개월치 미만)은 8.1%로 조사됐다.
소득과 자산을 기준으로 한 빈곤율이 각각 다른 것은 거주주택을 자산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노인 빈곤율은 소득으로 계산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여권 일각에서 지나치게 높게 평가된 만큼 부동산 자산을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동성이 적은 자산을 빈곤율 산출에 포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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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빈곤율(전세·월세 거주자 혹은 최저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자가 거주자이면서 거주주택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불만족·불만족인 경우)은 24.6%로 집계됐다.
만성질환의 수·우울증 유무·기능제한 유무로 따진 건강 빈곤율은 52.5%였으며 경제활동 참여도·일 만족도로 따진 노동 빈곤율은 27.4%로 집계됐다. 단체활동과 종교활동 참여 정도로 평가한 사회참여 빈곤율은 47.2%, 배우자·자녀·이웃·친구 만족도로 본 사회관계망 빈곤율은 8.2%였다.
7가지 요인 중 2개 이상에서 빈곤 상태인 노인의 비율인 다차원 빈곤율은 67.3%였다.
이는 2011년을 기준으로 한 수치인 73.1%보다는 5.8%포인트 낮은 것이다. 2011년과 2013년 사이 소득빈곤율이 58.7%에서 5.9%포인트, 자산빈곤율이 13.2%에서 5.1%포인트 하락하는 등 모든 요인의 빈곤율이 낮아졌다.
보고서는 두 해 사이에 빈곤 상태를 비교해 빈곤이 어느 정도 굳어졌는지 따져봤다.
그 결과 2011년 다차원 빈곤 상태였던 사람 6명 중 1명꼴인 17.4%만이 2013년 비빈곤 상태로 바뀌었고 나머지 82.6%는 빈곤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만큼 한번 빈곤 상태인 노인이 그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비빈곤 상태였던 노인의 60.9%만 기존 상태를 유지했고 나머지 39.1%는 빈곤 상태로 새로 편입됐다.
이 같은 상황은 소득 빈곤만을 따져봤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빈곤 노인 5명 중 1명(20.1%)은 빈곤에서 탈출했지만 비빈곤 상태에서 빈곤 상태로 들어간 노인의 비율은 이보다 더 높은 24.1%였다.
7가지 요인 사이의 상관관계를 각각 따져본 결과 자산과 주거 사이를 제외하면 모두 상관관계가 낮았다. 예를 들어 자산 상황이 좋아지거나 나빠진다고 해서 소득 상황에 영향이 미치는 정도가 낮고, 반대로 소득 상황이 주거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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