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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라노사우르스가 타조를 닮았다고?
[HOOC=이정아 기자] 공룡은 왜 거대한 몸집을 가졌을까요? 어떻게 최상위 포식자가 됐을까요? 공룡도 노화를 겪었을까요? 660만년 전에 지구상에서 사라진 공룡에게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많은데요. 고생물학자가 아닌 공학자가 이에 대한 비밀을 풀어냈습니다. 수학 모델을 통해서죠.

성균관대학교 신소재공학부 원병묵 교수가 인간 생명표를 해석하는 ‘수학 모델(수정된 늘어진 지수 함수)’을 활용해 티라노사우루스의 생명표와 비교 분석한 결과 공룡이 인간이나 파충류가 아닌 타조와 같은 조류와 유사했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츠’ 최신호에 게재됐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인간의 크기를 비교했다.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르스의 생애주기(유아·청소년·성인기) 중 청소년기가 매우 길었다고 설명합니다. 청소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수명의 무려 60%. 티라노사우르스의 수명은 28년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그 중 유아기가 2년, 청소년기는 18년까지로 분석됩니다.

원 교수는 “성체가 되기전 청소년기에 하루 2㎏씩 초고속 성장을 했다. 이 시기 엄청난 속도로 몸집이 커져 다른 포식자를 피할 수 있었고 그래서 생존에 유리했다”고 설명합니다. 또 “반면 성체가 되는 시기는 늦어져 새끼를 낳고 기르는 ‘종족 보전’ 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오래 생존할 필요가 있었다. 그 결과로 노화를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팀은 공룡의 이런 생존 전략과 노화 패턴은 타조나 매처럼 몸집이 큰 새와 가깝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공룡과 조류의 유사성을 해부학적 증거 외에 통계학적 증거를 제시한 최초의 연구입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생존율 분석. 알베르토사우루스의 생존율 추이는 고릴라, 호랑이, 악어, 18세기 인간과 매우 다르며, 타조, 매 등의 몸집이 큰 새와 유사하다.

원 교수는 “티라노사우루스 생명표를 통해 공룡의 생존율 곡선이 인간과 유사하다는 선행 연구를 발표한 미국 플로리대 주립대 에릭슨 교수의 논문(2006년 사이언스지 발표)은 수학적 우연일 뿐”이라며 “이번 연구는 공룡의 거대 몸집에 대한 고생물학적 난제를 푸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수학 모델을 다양한 생물종에 확대 적용하면 인간의 노화 과정을 이해하거나 암환자, 암세포 등의 특수하고 중요한 실험군의 생존 전략을 이해하는데도 매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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