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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지는 ELS 경고음, 판매와 투자 문제는 없었나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H지수)가 최근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좌불안석이다.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1만5000선에 육박하던 H지수는 21일 8000선 아래로 떨어지며 반토막이 났다. 이런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 규모는 무려 37조원이고, 원금 손실이 속출하고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금융당국은 이날 현재 녹인(원금 손실 구간 진입) 발생 규모는 2조원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H지수가 더 하락하면 투자자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금으로선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ELS가 대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LS를 포함한 파생결합증권들은 저금리 시대의 ‘국민 재테크’라 할 정도로 인기있는 금융투자 상품이다. 지난 2010년 20조원이던 파생결합증권 판매 금액이 불과 5년만에 100조원대로 5배가 늘었을 정도다. 이유는 간단하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 상품을 ‘중위험 중수익’정도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생상품은 일반이 생각하는 것보다 구조가 훨씬 복잡하고 위험하다. 가령 발행규모가 60조원이 넘는 ELS는 연계된 주가지수가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4~8%의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파생상품이다. 상품을 매입할 때 주가지수가 1000이라고 할 경우 만기 때 600 이상이면 약속한 수익을 얻는다. 반면 지수가 그 이하일 때는 떨어진 폭에 따라 그만큼 원금을 손해보는 구조다. 경우에 따라 원금 모두를 날릴 수도 있다. 한국과 홍콩 말고는 개인에게 판매하는 나라는 없는 것만 봐도 얼마나 위험한 상품인지 알만 하다.

그런데도 증권사들은 이런 위험에 대한 설명은 제대로 하지 않고 경쟁적으로 판매에 열을 올렸다. 특히 증권사 상품을 대신 팔고 있는 은행 창구에선 “원금 손실이 거의 없다”며 투자를 부추기는 실정이다. 투자자들도 상품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태부족이면서도 그저 은행 권유에 무작정 가입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자신에게 있다. 상품 내용도 잘 모르고 투자를 했다면 그 대가를 냉혹하게 지불하는 게 시장이다. 하지만 이런 위험한 상품이라면 금융당국은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을 썼어야 했다. 고령화 사회의 빠른 진척으로 투자자들 가운데 노인들도 상당수다. 일이 더 커지기 전에 투자자 교육과 판매자 관리, 자산 운용에 대한 감시 시스템이 더 정밀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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