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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3대 지하경제 리포트-유흥업] ‘물좋은’곳 마담 月3억~5억 매출…웨이터 한달 300~400만원 벌어
“마담 1인당 한달 매출이 5000만원~1억원 정도 되는데 잘 나오면 3~5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마담도 있어요. 제가 데리고 있는 마담이 다섯 명이었으니까 (업소 전체 매출은) 계산해보면 아시겠죠?”

인천 지역에서 룸살롱과 보도방을 운영했던 30대 중반의 조직폭력배 A씨는 최대 수십억에 달했던 업소 한달 매출액을 이렇게 에둘러 표현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지난해 8월부터 한달 간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에 수감 중인 전ㆍ현직 조직폭력단체 구성원 41명을 상대로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이들이 전한 유흥업의 세계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했다. 특히, 유흥업 종사자들의 한달 수입은 웬만한 대기업 임원 부럽지 않은 억대 연봉을 자랑했다. 지하경제에서 돌고 도는 돈의 규모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아가씨ㆍ웨이터 ‘철저히 성과급제’=대부분의 유흥업소는 철저히 성과급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가령 ‘아가씨’로 불리는 여성접대부는 출근일수와 접대한 팀 숫자에 따라 한달 수입이 좌우됐다. 업소를 관리하는 ‘업주’와 ‘전무’ㆍ‘실장’에겐 술을 몇 병 팔았느냐가 관건이었다.

충북에서 룸살롱을 운영한 20대 후반의 B씨는 “아가씨가 테이블에 1시간 앉아 있으면 4만원을 받는다. 보통 하루에 30~40만원을 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흥업계에도 수도권과 지방 간의 격차는 있었다. 경기도에서 룸살롱을 운영했던 30대 초반의 C씨는 “아가씨들은 기본적으로 한달에 15일 정도 일하면서 1000만원을 번다”고 답해 지방과 수익 면에서 큰 차이가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아가씨들은 출근이 불규칙하고, 보도방 등을 통해 단기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돈은 당일 혹은 그 다음날 받는 식이었다.

웨이터는 아가씨들보다 개개인의 성과가 더욱 크게 좌우했다. 이들은 월급이 낮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신 고객으로부터 받는 팁이 전체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B씨는 “웨이터들은 팁으로만 한달에 300~400만원 정도 번다”고 전했다. 부산에서 호스트바를 운영한 20대 중반의 D씨도 “웨이터들도 처음엔 월급이 20~30만원 되는데 머리를 잘 써서 벌어들인 부수익까지 합치면 한달에 500만원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결국 본인이 하기 나름에 따라 큰돈도 쉽게 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ㆍ업주 ‘아가씨 돈은 노터치가 룰’=업소가 잘 될수록 투자자들이 매달 가져가는 돈도 최소 1000만원에 달했다. 인천에서 영업한 A씨는 “투자자는 정말 못받아도 1인당 5000만원은 가져간다. 거의 현금으로”라고 말해 투자자들이 지하경제에서 거두는 이익이 상당함을 암시했다. C씨도 “투자자는 2000~3000만원은 번다고 봐야 한다”고 답했다.

업소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업주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술 판매량이었다. 딱 술값만 받고 이외의 돈을 더 떼어가지 않는 것이 이쪽 업계 나름의 ‘룰’이었다. C씨는 “업주는 매출 중 주류판매로 얻은 수익만 가져간다. 아가씨 돈이나 성매매 비용 등은 일절 건드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밑에선 업주 눈을 피해 손님한테 술값을 원가보다 부풀려 받고 업주에게는 애초 정해진 원가만 납부하는 관행도 존재했다. D씨는 “투자자와 업주는 병당 입금액만 보기 때문에 정해진 술값만 입금해주면 된다. 가령 30만원짜리 술을 150만원에 팔면 업주에겐 30만원만 주고, 나머지는 밑에서 나눠 갖는다”고 전했다.

▶‘해결사 역할’ 조직원, 건당 50만원=업소에서 자주 일어나는 손님들의 행패나 아가씨 문제를 해결해주는 조직원들도 일정 수익을 얻고 있었다.

특정 업소에 고용돼 월급제로 받는 경우 월 200~500만원 정도의 돈을 받았다. 하지만 대부분 여러 업소를 오가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해결해주고 약 50만원의 사례비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여기서 또 함께 출동했던 ‘동생’들에게도 일부분 나눠 주기 때문에 개인이 실제 받는 금액은 응답자마다 달랐다. 

김현일 기자/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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