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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블랙vs옐로…두 남자 ‘진짜 황금’ 논쟁의 끝은…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천예선 기자] 추락하는 국제유가와 금값에 날개가 있을까. 2012년 최고치에서 80% 수직낙하한 유가와 2011년 고점에서 40% 빠진 금값을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황금과 검은 황금(석유)이 올해 반등할 것이라고 예견한 억만장자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미국 석유재벌 해롤드 햄 컨티넨털 리소시스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와 ‘채권왕’ 제프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창업주 겸 CEO다. 
▶ “유가 지금보다 2배 뛴다”=해롤드 햄(Harold Hammㆍ70)은 “국제유가가 연내 배럴당 60달러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햄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유가가 현재의 두배를 넘어설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이란 경제제재 해제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20달러 이하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란 경제제재 해제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18일 국제유가는 이란이 원유 수출전선에 가세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2003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세계 3대 유종인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28.94달러, 북해산 브렌트유는 28.55달러로 주저앉았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24.65달러에서 거래되며 25달러선이 붕괴됐다.

햄은 그러나 “원유의 글로벌 과잉공급이 미국 셰일유 생산자들의 생산 감소로 진정될 것”이라며 유가 반등을 확신했다. 실제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둔화하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셰일혁명’으로 원유생산이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현재는 연간 생산량을 160만배럴 이하로 대폭 줄였다. 이는 3년 전 생산 수준에 불과하다.

나아가 햄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 회원국들이 석유를 과잉 공급해 미국 등 고비용 생산자들을 고사시키고 있는 것은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과잉공급이 중단된 이후를 우려했다. 그는 “세계 원유가 일단 공급부족에 빠지면, 생산자들은 빨리 방향을 틀 수가 없다”며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현재 원유생산 능력을 거의 풀가동시키고 있기 때문에 부족분이 발생할 경우 채우기는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햄의 유가 전망이 적중할 지는 미지수다. 국제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는 “원유가 배럴당 20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고 JP모건체이스는 “브렌트유가 이르면 올해 2분기 배럴당 25달러까지 떨어진다”고 전망했다. 유가 비관론자들 사이에서는 “배럴당 10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햄이 유가 반등을 예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4년 말 영국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도 “배럴당 50달러 중반에서 거래되는 유가가 85~90달러까지 반등할 것”라고 예측했다. 당시 햄은 “러시아, 브라질, 서아프리카와 미국 등지의 고비용 생산자들이 시장 밖으로 내쳐질 것이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의 생각은 헛소리”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미국 오클라호마 기반 석유재벌인 햄의 순자산은 52억달러(6조3000억원ㆍ포브스 기준)로 평가된다. 미국 억만장자 순위 37위, 포브스 400대 부호 65위다.

그러나 계속되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햄의 자산은 150억달러(2014년 고점 대비) 증발했다. 지난해 포스브 400대 부호 순위에 오른 인물 가운데 자산 손실액이 가장 컸다. 햄은 컨티넨탈 리소시스의 지분 68%를 쥐고 있다. 하지만 햄은 자산가치 하락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나는 이런 현상을 6~7번 본적 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햄은 미국의 대표적 자수성가 기업가 가운데 하나다. 오클라호마 소작인의 13번째 자식으로 태어난 그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햄이 석유산업에 첫 발을 디딘 것도 10대 때다. 어린 나이에 가스 추출과 타이어 교체, 정유시설 탱크를 닦아내는 작업 등을 도맡아 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66년 ‘해롤드 햄 탱크 트럭(Harold Hamm Tank trucks)’을 세우면서다. 이후 셰일가스 시추기술 개척자로 변신하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미국 대표 셰일유 생산지인 노스다코타 주(州) 배켄 지역에서 가장 많은 원유(하루 20만배럴)를 생산하고 있다.

한편 햄은 석유사업 이외에도 떠들썩한 이혼전쟁으로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두번째 부인인 수 앤과 2014년 이혼하는 과정에서 10억달러(1조2115억원)를 지불했다. 지난해 초에는 9억7500만달러가 쓰인 수표를 전처에게 보냈다가 거절 당해 국제적인 이슈가 됐다.
“금값 30% 더 오른다”=올들어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금값은 앞으로 30% 가량 더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CNN머니에 따르면, 제프 군드라흐(Jeff Gundlachㆍ57) 더블라인캐피털 CEO는 “금값이 온스당 14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18일 금값(1089달러)의 1.3배 수준이다.

군드라흐는 “중국발 증시폭락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을 찾는 투자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경제성장률은 하락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며,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계속해서 떨어뜨릴 경우 더 많은 위험이 발생할 것”이라며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신규 금 공급이 곧 한계를 맞게 될 것이란 분석도 금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금 생산량이 줄고 있는데다 기존 금 채굴 프로젝트마저 연기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금값은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금 생산량은 지난 7년간 계속 증가했지만 올들어 처음으로 전년 대비 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군드라흐는 ‘원조 채권왕’ 빌 그로스(71) 야누스캐피털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누르고 ‘신(新) 채권왕’으로 부상했다. 군드라흐는 지난해 유가하락과 중국발 쇼크, 정크본드(투기등급 부실 채권)의 붕괴을 예측하면서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작년 채권 수익률은 2.3%로 유력 금융전문지 배런스(Barron’s)으로부터 ‘채권왕(King of Bonds)’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반면 그로스는 지난해 수익률이 마이너스(-) 0.72%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사인 핌코를 창업한 그로스는 내부갈등으로 회사를 떠나 야누스캐피털로 자리를 옮겼지만 옛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CNBC방송은 지난 17일 “그로스가 투자전문 주간지 배런스(Barron’s)가 주최하는 정기 토론회 ‘라운드테이블’에 불참을 선언했다”며 “이 빈자리를 군드라흐가 채우면서 채권왕 세대교체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군드라흐는 2009년 더블라인캐피털을 창업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기반으로 한 더블라인캐피털의 운용자산은 850억달러 규모로, 역사상 가장 빨리 성장한 뮤추얼펀드 스타트업(신생기업) 기록됐다. 군드라흐의 순자산은 10억800만달러(1조2211억원)로 미국내 부호 500위다. 2012년에는 블룸버그 마켓 매거진이 뽑은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에 들기도 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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