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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S 때문에?…‘연애불구’ 선택하는 日 20대, “가족만 사랑할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연애를 기피하는 일본 청년들이 늘고 있다.

일본 지상파 방송국 니혼테레비(日本テレビ)는 20일 올해 성인이 된 20세 일본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교제상대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26.2%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1995년보다(50%) 절반 가량 떨어진 수치다.

연애보다는 ‘솔로’의 길을 택하겠다는 성인남녀의 비중도 크게 늘었다. 2000년 ‘교제 상대를 원한다’고 답한 20세 남성이 91.6%, 여성이 88.5%를 차지한 반면, 올해 설문조사에서는 각각 63.8%, 64.2%를 차지했다. 

이들은 연애를 하지 않는 주요 이유로 46.2%는 ‘연애가 귀찮아서’, 45.1%는 ‘개인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나아서’라고 답했다. 

[자료=니혼 슈까츠(就活)노트]

일본 청년들이 연애를 기피하는 데에는 연애 ‘가상화’와 자신의 부모만 따르고 타인을 신뢰하지 않는 일명 ‘신(親)러브’족의 부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사회평론가 오키 나오키(尾木 直樹)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청년들의 정신적 성숙뿐만 아니라 신체적 성숙이 늦어지고 있다”며 “SNS로 일상생활이 모두 연결돼있다보니 상호 신뢰를 하지 않는 성향이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나오키는 부모에게 의존적인 20대 청년들을 ‘신러브족’이라 일컬으며 “예전에는 청년들이 부모 간섭으로부터 자립하려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가 가까워져 단짝 친구처럼 지내는 성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수동적인 청년들의 증가도 원인으로 꼽힌다.

니혼테레비는 “오늘날 청년들은 불황 속에서 살고 있어 원하든 원치 않든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이들이 많다”며 “비정규직과 연봉이 낮은 남성은 자긍심이 낮고 여성에게 말을 걸려고 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비정규직 남성의 85%가 “고백은 여자가 해주었으면”한다고 응답했다.

여성의 경우 출산문제와 육아문제 등을 이유로 연애와 결혼 생활을 꺼려하는 성향이 짙어졌다고 방송은 분석했다.

저출산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시라카와 모모코(白河 桃子) 기자는 “여성들이 연애를 꺼리는 것은 출산과 출산 후 육아 문제로 연애와 결혼에 신중하게 됐기 때문”이라며 “출산 후, 일과 자기생활의 균형을 확보해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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