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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기업, 새해 20일 동안 해외기업 사냥 작년의 1/3...개미들 돈으로?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중국 경기 침체 우려에도 중국 기업들의 해외 기업 M&A 기세는 조금도 꺾이지 않고 있다. 올해가 고작 20여일 지났을 뿐이지만 지난해 전체 M&A 규모의 1/3에 달하는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들은 고평가된 국내 증시에서 끌어모은 자본으로 해외에서 ‘큰 손’ 행세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현재 중국 상하이ㆍ홍콩 증시 상장 기업들의 해외 기업 인수 규모는 총 86억 달러(10조4361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256억 달러의 1/3에 달하며, 170억 달러가 조금 넘었던 2014년의 절반에 이른다. 이런 속도라면 지난해 세웠던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해외 기업 인수 규모가 이토록 갑자기 늘어난 것은 최근 발표된 하이얼그룹의 GE 가전사업부 인수가 컸다. GE 인수대금은 무려 54억 달러에 달한다. 비상장 회사들의 거래를 더한다면 M&A 규모는 훨씬 커진다.

[사진=게티이미지]


상하이의 증권 애널리스트인 켄 첸은 “중국 소비자들이 세계 소비 시장에서 구매력을 자랑하듯, 중국 회사도 좋은 매물을 찾아 해외를 둘러보고 있다”며 “1980년대 중국 회사들이 엔화 강세를 바탕으로 그랬던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이 이처럼 해외 시장에서 쇼핑하듯 기업들을 사들일 수 있는 배경에는 역설적으로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논란이 있는 중국 증시가 있다. 중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4.2배로 미국 증시의 3배가 넘으며, 코스피의 5배에 이른다. 거품이라는 평가가 끊이지 않을 만큼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증시를 부양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오락가락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은 충분한 자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가령 샨동 델리시 푸드라는 중국 동부의 냉동 육류 회사를 들 수 있다. 이 회사의 주가수익비율은 228배에 달하는데, 지난해 말 호주에 있는 빈다리 비프라는 회사의 지분 45%를 EBIT(세전영업이익)의 24배인 9700만 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UBS 그룹의 아시아 M&A 부문장인 샘슨 로는 “중국 상장 기업들의 주식은 수익성이 낮음에도 몇 배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은 고평가로 인해 얻은 이득을 규모 있고 튼튼한 자산을 사들이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내에서는 부동산과 증시 거품으로 인해 투자처가 마땅치 않지만, 해외 투자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 독려하고 있는 점이나 M&A를 통해 후발주자로서 선진 기술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중국 기업들이 해외 기업 인수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때문에 샘슨 로 부문장은 1월 증시 대폭락도 중국 기업들의 먹성을 막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시장이 불안정하더라도 차익거래가 존재하는 한 중국 회사들이 M&A를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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