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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로켓재사용’ 노리는 3인의 ‘우주 슈퍼리치’ …로켓 철저 비교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ㆍ이연주 인턴기자]


엘론 머스크(44)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9월 미국 유명 토크쇼 ‘Late Show’에서 사회자와 나눈 대화내용입니다. 개인자산 116억달러(14조710억원)의 억만장자가 꺼낸 ‘농담인듯 농담아닌 농담같은’ 말엔 전제가 하나 깔려 있습니다. 화성에 사람이든 핵무기든 ‘실어 날라야 한다’는 것인데요. 로켓이 필요합니다. 일일이 만들어 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이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머스크의 계획은 지속 가능해집니다.


014년 5월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9’이 1000m상공까지 올라가는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출처 = 스페이스X]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 번 쓴 운반수단(발사체)을 다시 쓰는 것, 바로 ‘로켓 재사용’입니다. 화성에 핵무기를 쏘겠다는 ‘우주악당 계획(?)’이 우리 눈 앞에 펼쳐지려면 로켓을 자유자재로 다시 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건 머스크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이미 알려진 바 데로 해외엔 우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억만장자들이 몇 있습니다. 제프 베조스(52) 아마존 창업자ㆍ리처드 브랜슨(65) 버진그룹 회장도 우주 행 티켓 값을 내려보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저비용 고효율 로켓발사는 이들 세사람 공통의 화두입니다.

▶ NASA가 믿고 맡긴 머스크의 ‘재활용 계획’ = 2002년께,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국제우주정거장(이하 ISS)에 보낼 화물의 운송비를 절감을 고심 중이었습니다. 때마침 머스크도 우주항공산업을 민간 벤처기업이 할 수 있는 방법을 물색중이었죠. 둘의 이해관계는 맞아떨어졌습니다. ‘저비용 로켓제작’을 표방하는 스페이스X가 출범하는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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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의 로켓 ‘팰컨9’는 3단구조입니다. 맨 아래가 ‘발사체’로 이 안에는 자체 제작한 멀린(Merlin) 엔진 9개가 장착됐습니다. 추진력은 7126킬로뉴턴(kN)입니다. 지구저궤도(LEO)까진 13여톤(1만3150㎏)짜리 물체를 올릴 수 있습니다. 정지위성궤도(GTO)까지 나를 수 있는 화물중량은 4.8톤(4850㎏)정도입니다.

이 화물을 보관하는 역할을 하는 게 맨 위의 드래곤 우주선입니다. 최종적으로 ISS에 도착하게 될 부분이죠. 화물은 물론 사람도 탈 수 있습니다.
이 우주선과 엔진 사이를 이어주는 부분은 ‘드래곤 트렁크’라고 부릅니다. 각 부분은 발사 후 공중에서 분리돼 차례로 지구 귀환이 가능합니다.


지난해 12월 스페이스 X ‘팰컨9’가 우주임무를 마친 뒤 회수를 위한 재착륙에 최초로 성공했다. [출처 = 스페이스X]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2010년 6월 이후 이달까지 팰컨9 로켓을 총 21차례 하늘로 쐈습니다. 19번 성공했고, 실패한 건 단 두 차례입니다. 

물론 이를 다시 지상으로 가져오는 것도 성공률이 높으면 참 좋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성공만 한다면 발사비용 80%이상을 절약할 수 있는데 말이죠.

로켓 재활용과 관련한 첫 낭보가 머스크 귀에 들린 건 지난해 12월 21일(현지시각)입니다. 로켓이 화물을 우주궤도에 실어나른 뒤 지상으로 무사귀환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완벽하게 성공한 건 아닙니다. 지난 18일 팰컨9는 기후관찰위성을 우주로 보내는 데 성공했지만 추진로켓 회수엔 실패했습니다. 재착륙 과정에서 발사체가 넘어졌습니다.
머스크는 이 실패 과정도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Elon Musk(@elonmusk)님이 게시한 동영상님, 2016 1월 17 오후 7:07 PST


지난 18일 발사된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9’가발사체 회수를 위해 착륙하다 넘어지며 폭발하는 모습

▶ 머스크의 최대 라이벌(?) 베조스 = 글로벌 온라인유통업체 아마존을 이끌고 있는 베조스도 로켓 재활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또한 블루오리진(Blue Origin)이란 회사를 세워 로켓을 직접 제작하고 있습니다. 개발 중인 로켓의 이름은 뉴셰파드(New Shepard)입니다. 

뉴셰파드도 역시 재사용이 가능한 로켓으로 수직 이착륙 우주선(VTVL)입니다. 이 로켓은 2단 구조로 발사체와 ‘캡슐’로 이뤄졌습니다. 캡슐엔 6명까지 탈 수 있는데요. 팰컨 9 드래곤 우주선과 같이 공중에서 분리될 수 있습니다. 캡슐은 설치된 낙하산을 통해 회수도 가능합니다. 


이 로켓은 팰컨9보다 궤도진입은 늦었지만 재사용 성공은 빨랐습니다. 

지난해 4월 뉴셰파드는 캡슐을 우주에 올려놓는 데 성공합니다. 2006년부터 50차례 넘는 시험이 빛을 본 것이죠. 그리고 7개월 뒤엔 캡슐과 발사체 모두 지구로 무사귀환했습니다.덕분에 ‘세계 최초 민간 재활용 로켓’의 타이틀은 후발주자인 베조스의 것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베조스와 머스크 사이에 신경전도 있었습니다. 뉴셰파드가 무사 귀환한 후 후 베조스는 11월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가장 희귀한 괴물 - 중고 로켓. 지구에 착륙시키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무사히 마쳤다”라고 남겨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그러자 이를 본 머스크도 지지 않고 대꾸했는데요. “그렇게 ‘희귀’하진 않은데. 스페이스엑스 그래스하퍼 로켓은 이미 3년전에 비궤도진입 비행을 6번에 걸쳐 마쳤다”라며 스페이스엑스 로켓 사진을 올립니다.

(캡처) 엘론머스크가 베조스 트윗에 응답한 내용

지난 12월 팰컨 9이 지구에 무사히 도착했을 때도 ‘설전’은 이어집니다. 베조스는 “스페이스엑스의 팰컨이 지구에 돌아온 걸 축하한다. 클럽에 온 걸 환영한다”라는 글을 올려 자신이 머스크 보다 앞서 있음을 은근히 내비쳤습니다. 

물론 그는 이후에 “인상적인 발사였다. 스페이스X는 곧 팰컨9의 착륙 공식을 확고히 할 것이다. 우주발전(?)에 유용하다. ‘쿠도스(kudosㆍ영광 있으라)’ 스페이스엑스!”라는 훈훈한(?) 격려 글을 올렸는데요.

머스크는 이에 “고맙다”란 답장을 보내며 둘의 신경전은 마무리 됐습니다.

▶ 괴짜부호의 ‘재활용 우주여행’ 도전 = 개인자산 45억달러(5조4600억원)의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도 우주사업의 효율성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브랜슨은 민간우주선 개발 장려를 위한 ‘안자리 X-프라이즈 대회(Ansari X-Prize)’에서 우승한 우주선 스페이스쉽 원(Spacehsip One)을 바탕으로 2004년 버진갤럭틱(Virgin Galactic)을 세웠습니다. 재활용 가능한 우주선을 만들어 우주관광사업을 위해섭니다. 당시 이를 도왔던 사람은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주 폴 앨런입니다. 

버진갤럭틱은 지난 2009년 우주여객기 스페이스십 투(Spaceship Two)를 처음 대중에게 선보입니다. 이용목적이 다르니 보니 디자인도 머스크나 베조스의 로켓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우주선은 큰 날개가 달린 모선 ‘백기사2(WhiteKnightTwo)’와 가운데에 있는 본 비행선이 결합된 구조입니다. 모선은 본선을 고도 18㎞까지 운반해 줍니다.


재사용이 가능한 이 우주비행선은 2013년 4월엔 본격적인 첫 시험비행도 거쳤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쓰이는 엔진의 안전성 문제 등이 끊임없이 불거졌는데요. 결국 이듬해 10월 31일 스페이스쉽 투의 첫번째 모델 VSS 엔터프라이즈(VSS Enterprise)는 비행 중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파일럿 두 명 중 한명이 중상을 입고 다른 한명이 사망했죠.
절치부심한 브랜슨 회장은 스페이스쉽 투의 개량형 모델을 다시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버진 갤럭틱 측은 “수개월 내에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언뜻 무모해 뵈지만 한발짝 씩 우주를 향해 다가가는 억만장자들의 ’효율적인’ 모험.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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