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이정아 기자] 대부분 사람들이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친구 수를 늘리는 데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그 숫자가 ‘사회성의 지표’란 생각들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페이스북 친구 중 힘들 때나 어려울 때 모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진짜 친구’는 몇 명이나 될까요? 페이스북 친구가 아무리 많아도 진정한 친구는 단 서너명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로빈 던바 영국 옥스퍼드대학 진화심리학 교수가 영국인 남녀 3375명을 대상으로 페이스북 친구 수와 진짜 친구 수의 상관관계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실험은 2015년 4월 첫째주와 셋째주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됐습니다. 주로 학생들만 연구 대상으로 했던 그 동안의 SNS 관련 연구에 비해선 상당히 포괄적으로 접근한 것이었는데요.

그 결과 조사 대상의 페이스북 친구 수는 평균 155명이었지만, 이 중 자신이 의지하는 친구는 단 서너명에 불과했습니다. 위로의 말이라도 건넬 것 같은 친구는 14명으로 집계됐고요. 이 결과는 연령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던바 교수는 조사 대상에게 “위기에 처했을 때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몇 명이냐”고 묻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디지털 사회관계 전문가인 로빈 교수는 이른바 ‘던바의 법칙’(Dunbar′s number)으로 학계에 잘 알려져 있는 인물입니다. 던바의 법칙은 아무리 대인관계 폭이 넓은 사람이라도 진정한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인원은 최대 150명이라는 것인데요.

던바 교수는 “디지털 세계에 아무리 많은 친구가 있어도 진정한 친구 숫자는 이와 비례해 늘어나지 않는다. 진정한 사회적 관계는 직접 얼굴을 마주 봐야 발전되고 유지된다”고 말합니다. 다만, 소셜 미디어 활용이 오랫동안 만나지 않아 멀어지는 관계 단절의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순기능은 인정했습니다.

이어 그는 “우정은 접촉이 없으면 자연스레 사라지게 된다. 소셜 미디어는 사람 사이에 온라인 접촉을 늘려 우정이 사라지는 것을 막아주는 좋은 기능을 하지만 얼굴을 직접 맞대는 상호 작용 없이 소셜 미디어만으로 우정이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는데요. 인간 관계는 관계에 투자한 ‘시간’과 ‘정서적 친밀감’과 비례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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