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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이 가듯…설 명절도 변해간다
여가·휴가개념으로 인식 변화
유통업계 고객만족서비스 치열


대한민국의 명절이 달라지고 있다. 명절 전 거하게 장을 보고 6시간 동안 전을 부친 후 연휴 내내 기름진 음식으로 포식하며 TV만 보던 식이 아니다. 명절이 가족, 친지들과 어울리는 전통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간만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휴가 개념으로 바뀌면서 명절을 준비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상차림은 갈수록 손이 덜 가면서도 별미를 즐길 수 있는 식이 됐다. 선물도 과일, 한과 등 고전적인 것이 아닌, 어른용 장난감(?) 등 상대방의 취향을 고려한 독특한 것들로 바뀌고 있다. 선물 배송 과정도 달라졌다.

상차림, 킹크랩 등 간편별미로.

▶상차림이 달라진다=명절 음식 준비해본 이들은 알 것이다. 삼색 나물 다듬고 데친 후 무치고 나면 1~2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하루 전부터 미리 핏물 빼야 하는 갈비는 물론이거니와 전은 4~5시간은 우습게 지나가게 하는 ‘시간 브레이커’다.

가족, 친지들끼리 간만에 쉬는 연휴에 굳이 손 많이 가는 음식으로 피로를 더 쌓이게 할 필요가 있을까. 최근에는 번거로운 음식 차림에서 벗어나 간편하게 즐기는 별미가 명절 상차림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홈쇼핑은 명절 시즌이 되면 간편식 편성을 늘린다. CJ오쇼핑은 지난해 추석 전 한 달 동안 간편식 방송을 14회로 늘렸다. 보통 한 달 동안 편성되는 간편식 방송은 12회 정도인데, 명절을 대비해 방송 2회분을 늘린 것이다. 방송 횟수는 2회분 늘었지만 주문 수량은 평소 한 달 주문량보다 2배 이상 늘었다. LA갈비, 손질 새우 등 바로 구워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이 주 대상이었다.

GS샵도 지난해 설을 앞두고 킹크랩 등의 식품 방송을 평소보다 20% 정도 늘려 방송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로 자연산 대하세트 등 간편하게 구워먹을 수 있는 별미류를 선보였다. 연어ㆍ참치 세트는 전년 추석에 비해 400%가 넘을 정도로 매출이 잘 나왔다. 랍스터 세트 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선물, 키덜트·컬러링북 등 인기.

▶선물이 달라진다=편의점 업체들은 올 설 선물로 일제히 ‘키덜트’ 상품을 내놨다. 지난해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스타워즈’의 캐릭터 상품이나 레고 시리즈, 휴대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등이 편의점의 새로운 설 선물이다. 아이들에게 안겨주는 1만~2만원 짜리 장난감이 아니다. 가격대도 3만~10만원 선으로, 어른들을 겨냥해 장난감(?)의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살린 제품이다.

GS25와 세븐일레븐은 한술 더 떠 2년여 전부터 인기를 끌었던 컬러링북과 어쿠스틱 기타, 우쿨렐레 등의 악기까지 설을 겨냥한 선물로 내놨다. 이색 구성에 대해 편의점 업체들은 명절 선물이라고 해서 누군가에게 감사를 전하는 전통적인 의미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배송, 여성안심·야간 등 확대.

▶배송이 달라진다=지난해부터 한 층 치열해진 유통가 배송전쟁이 명절 배송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명절 배송은 속도는 물론, 서비스 경쟁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임원이 직접 고객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임원 배송을 늘리기로 했다. 지난 추석 시즌에 본사 임원 23명이 처음 참여했던 임원 배송을 올 설에는 59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여성 고객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여성 안심 배송’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물류센터의 인력은 지난해보다 10% 가량 늘린 3800명인데, 이 중 절반 이상을 20~40대 주부 및 학생 등 여성 인력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혼자 집을 지키다 택배를 받아야 하는 여성 고객들이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선물 배송이 몰리는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는 서울 지역에 한해 신선식품 야간배송도 시행한다. 선물 수령자가 낮 시간동안 집을 비우는 경우를 대비해 오후 6시부터 11시 사이에 상품을 배송하는 것이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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