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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진금융 한국진출 잔혹사①] 떠나고, 줄이고, 자르고…체면 구긴 英ㆍ美 선진금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선진 금융기법을 앞세워 국내에 진출했던 외국계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영업 부진에 허덕이다 구조조정 한파에 내몰렸다.

금융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에서 온 외국계 은행들은 이름값을 못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더욱 거센 칼바람을 맞고 있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일부 은행들은 아예 짐을 싸기로 해 영미계 은행의 이탈 행렬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영국계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가 한국 사업을 접기로 하고 서울 소재 은행ㆍ증권 지점 폐쇄에 나선다.

아시아 시장에 대한 구조조정 결정에 따른 것으로, 한국과 대만에서 철수하는 대신 홍콩 사업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게티이미지]


바클레이즈 철수 소식은 영미계 은행의 이탈 움직임 우려에 다시금 불을 붙였다.

지난해에는 영국 최대 국영은행인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가 서울지점을 매각한다고 발표해 금융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외국계 은행의 철수는 2009년 리먼브라더스와 메릴린치 이후 처음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


다른 영미권 은행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생존을 위해 사업 축소, 구조조정, 자산 매각 등 몸집 줄이기에 여념이 없다.

영국계 HSBC 은행은 2013년 소매금융 사업에서 완전히 발을 빼고 기업금융 업무만 보고 있다.

한국SC은행은 작년 저축은행과 캐피탈을 일본 J트러스트에 매각한 데 이어 SC금융지주를 흡수 합병하는 대대적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점포ㆍ인력 감축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C은행의 영업점포 수는 2011년 3월말 408곳이었으나 작년 9월말 251곳으로 대폭 줄었다.

한때 6200명을 넘었던 임직원 수도 9월말 기준 5101명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작년 연말 특별퇴직으로 961명의 직원을 내보냄에 따라 인력은 410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한국씨티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30곳에 이르던 점포를 134곳으로 감축했다.

2010년 4300여명이었던 임직원 수도 작년 9월말 현재 3591명으로 감소한 상태다.

씨티은행은 또 지난달 캐피탈 지분 전량을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매각하는 등 조직 축소에 고삐를 죄고 있다.

뿐만 아니라 두 은행은 건물까지 내다팔며 극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SC은행은 작년 2월 SC제일은행 구본점(충무로지점)을 신세계에 넘겼고, 씨티은행은 중구 다동 사옥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외국계 은행 판도도 바뀌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국내 지점을 설립한 외국계 은행은 모두 17개국 42개 은행이다.

그 가운데 미국과 영국에서 각각 5개 은행이 국내에 진출해있지만, RBS와 바클레이즈 철수가 마무리되면 영국 은행은 3곳으로 감소하게 된다.

반면 중국 은행의 잇단 진출로 아시아권 은행은 19개로 늘어나며 북미ㆍ유럽 은행(21개)에 육박했다.

지점 설립 전에 세우는 사무소만 보더라도, 아시아계 은행이 8개로 유럽(7개)과 북미(3개) 은행을 위협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업계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토종은행과 아시아계 은행의 파상공세에 못 버틴 영미계 은행이 결국 짐을 싸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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