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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 웰빙]‘파스텔 테라피’ 봄을 향한 힐링…
세계적 컬러컨설팅기업 팬톤, 올봄 트렌드 10가지 컬러 제시…눈의 피로감 적고 안락한 느낌에 힐링이 절로…


힘든 출근길이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아직 깨지 않은 몸을 일으키고, 젖은 머리카락이 얼어붙은 줄도 모른채 지하철로 달려가는 겨울의 아침은 고단하다. 똑같이 팍팍한 하루지만 겨울에 맞이하는 24시간은 괜히 어둡다. 길어진 어둠은 마음 속의 여유마저 앗아갔다. 무미건조함, 단조로움. 차가운 겨울 날은 그래서 무채색에 가깝다고들 한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올 블랙(black)으로 감싸는 것이 멋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매해 찾아오는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옷을 마련하려 쇼핑에 나서면 검정색 아님 회색에 가장 먼저 손이 갔다. 옷장에 이미 있는 옷과 다른 핏, 다른 길이, 다른 소재임에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결국 옷장을 검정색 일색으로 채워넣었다. 겨울의 올 블랙 패션에는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역시나, 겨울을 지배하는 것은 어두운 색이다.

봄이 가까워졌다는 것은 착각이었나 보다. 1월의 중반을 지나고 있는 지금, 서서히 봄의 기운이 느껴질 만도 한데 불쑥 한파주의보가 찾아왔다. 가뜩이나 힘든 출근길은 더 고단해졌다. 밖을 나가기가 무서워지니 퇴근 후 생각나는 것은 집뿐이다. 거센 바람과 싸우며 녹초가 된 몸을 침대에 누이고, 이것저것 ‘생산적이지 않은’ 일들로 저녁시간을 보내다보면 하루가 금새 흘러간다. 내일도 오늘과 같이 힘겨운, 그다지 반갑지 않은 겨울의 하루가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무채색 외투를 걸쳐 입고, 똑같은 무채색 외투로 온몸을 꽁꽁 싸맨 샐러리맨들 사이를 비집고 어제와 같은 일상을 시작하겠지.

겨울 비집고 들어온 봄·봄…=무채색으로 뒤덮인 척박한 겨울을 비집고 봄이 찾았다. 봄이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린 곳은 다름 아닌 ‘패션’계다. 최근 세계적인 컬러 컨설팅 회사이 팬톤(PANTONE)은 2016년 봄 트렌드 컬러 10가지를 제시했다. ‘로즈쿼츠(Rose Quarts)’, ‘세레니티(Serenity)’, ‘라일락 그레이(Lilac Gray)’, ‘피치 에코(Peach Echo)’ 등 이름만으로도 따뜻한 열 개의 색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바로 ‘파스텔’이다. 파스텔톤 일색의 트렌드 컬러를 내놓은 팬톤의 설명은 이렇다. “이번 시즌의 색들은 우리를 더 즐겁고 밝은 곳으로 안내 할 것이고, 이곳에서 우리는 더 재치있는 스스로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파스텔이라고 분류되는 색들은 색공간(HSV color space)에서 봤을 때 색 값(색의 진하기와 밝기)이 높고 채도는 중간정도로 낮은 색들로 정의된다. 이 같은 파스텔색들은 주로 ‘부드러운’, ‘중립적인’, ‘우유빛의’ 등으로 표현되는데, 분홍색, 연보라색, 하늘색이 대표적인 파스텔색이다.

팬톤이 선정한 색들을 살펴보면 중립, 평온함, 휴식이라는 느낌이 공존한다. 봄을 상징하는 색인 ‘로즈 쿼츠’는 진정되고 조용한 봄의 자연을 담았다. 일출, 붉게 달아오른 볼처럼 로즈춰크는 바쁜 일상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쾌활한 봄과 여름을 연상시키게 한다. 복숭아를 연상시키는 ‘피치 에코’는 따뜻하고 친근한 감성을 끌어올린다. 톤 다운 된 파란빛의 세레니티는 우리 머리 위에 펼쳐져 있는 하늘을 연상시킨다. 세레니티는 진정효과와 더불어 복잡한 상황에서도 휴식의 느낌을 가지게 한다. 투명한 파랑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 세레니티는 자연스럽게 우리가 존재하는 공간과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함께 가져다 준다.

미묘한 갈색의 느낌을 담은 ‘아이스 커피(ice coffee)’는 사계절을 관통하는 파스텔색 중 하나다. 흙에 가까운 느낌을 내는 아이스 커피 색은 부드럽고 섬세한 느낌으로 다른 파스텔톤의 색들고 섞였을 때 안정적인 느낌을 더한다.

패션계는 벌써‘파스텔 봄맞이’=패션, 뷰티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팬톤의 트렌드 컬러 발표에 관련업계는 빠르게 움직였다. 파스텔을 입힌 색조화장품, 파스텔톤의 옷들이 어두운 겨울의 터널을 지나는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 따뜻한 ‘봄’을 지피고 있다. 파스텔을 앞세워 봄 맞이에 나선 업계는 파스텔을 ‘힐링 컬러’라고 표현한다. 변하지 않는 팍팍한 삶, 게다가 추위까지 이겨내며 살고 있는 우리에게 ‘힐링’이라는 표현은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파스텔색은 눈의 피로감이 적은 색상이다. 강렬한 붉은 색을 봤을 때의 긴장감, 쨍한 노란색을 바라봤을 때의 눈부심은 파스텔에서는 없다. 눈에 피로감, 몸의 긴장감이 사라진 공간을 채우는 것은 편안함, 안락함이다. 무채색 일색의 겨울날에 따뜻한 봄바람을 닮은 파스텔색은 심신에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파스텔톤을 이용해 기분,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면 가장 쉽게 도전해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집안 인테리어다. 휴식의 공간인 집안에 파스텔을 더함으로써 따뜻한 감성, 안락한 느낌을 채울 수 있다. 물론 파스텔은 과하면 자칫 촌스러울 수 있다. 벽지부터 시작해 전체적으로 파스텔톤으로 꾸민 공간에 원색의 소품으로 포인트를 준다든가, 파스텔톤의 소품으로 인테리어를 하는 방법으로 세련되면서 편안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가능하다.

아이컴포트존(eye comfort zone, 눈이 가장 편안한 색상)으로도 분류되는 파스텔톤의 그린 컬러는 휴식을 위한 공간에 잘 어울린다. 벽 전체를 파스텔톤의 녹색으로 칠하거나, 혹은 쇼파나 의자, 테이블 색을 파스텔톤 녹색으로 바꿔보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흔히 하늘색으로 표현되는 파스텔 톤의 하늘색은 포근함을 주며, 분홍색은 화사하면서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같은 파스텔톤이지만 조금씩 다른 느낌을 주는 색들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더욱 편안한 집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검정, 회색, 남색으로 가득 찬 옷 장에 파스텔톤의 아이템을 추가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완벽한’, ‘날카로운’ 느낌을 주는 무채색 대신 파스텔톤의 아이템을 활용함으로써 본인 뿐만 아니라 보는 이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또한 파스텔톤을 잘 매치해서 입으면 화사함에 고급스러운 느낌까지 더할 수 있다. 이때, 같은 색상의 파스텔컬러를 함께 매치하는 것보다는 채도가 다른 색상의 아이템들을 조합해 입을 것을 추천한다. 같은 색의 파스텔색으로 통일하는 것은 ‘촌스러울’ 수 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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