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한노총이 국민과의 약속인 대타협을 파기하고 노동개혁의 성공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판했다. 또 “노동 5개법안 가운데 기간제법을 대통령이 추후 논의하자고까지 했는데도 노동계가 안 받아들이니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한층 비판 강도를 높였다. 원 원내대표는 “유감스럽고 개탄스럽다”고 일축했다. 그는 “국민과의 약속을 일부 기득권 집단이 파기시켰다. 노사정 대표가 모두 서명한 사항을 한 명이 못하겠다고 해서 법률적으로 파기되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노총이 파기를 선언하더라도 법률적으로 합의안 자체가 파기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원 원내대표는 “한노총이 겉으로는 청년과 비정규직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외면하는 것”이라며 “이제라도 조직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비정규직 눈물을 씻어주는 마음으로 합의 사항을 이행해주길 촉구한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노동개혁 5대 법안 외에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 등을 담은 정부의 ‘2대 지침’ 추진에도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김 대표는 “2대 지침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2대 지침은 산업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부당해고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으로 기업이 너무 불리하다고 할 만큼 근로자의 권리를 확실하게 챙기는 지침”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노총 노사정 합의 파기 책임을 정부에 돌렸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노사정 타협을 위반했기 때문에 한노총이 노사정 파기를 선언하고 나섰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한노총 노사정 파기 상황에서 대통령이 입법촉구 서명운동에 나선다는 비판이다. 문 대표는 “입법과 관련해 국회, 특히 야당과 대화하고 설득할 의무를 저버린 처사”라고 말했다. 또 “노동계를 외면하고 적으로 돌리는 처사”라고도 했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경제 위기의 무한 책임을 느껴야 할 대통령이 언제까지 국회, 노동자 탓만 하느냐”고 주장했다.
국민의당도 이날 서울 마포 당사에서 열린 기조회의에서 정부 비판에 동참했다. 한상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합의를 실천하려는 정부ㆍ여당의 노력이 없거나 매우 부족하다”며 “대통령이 길거리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모습이 개탄스럽다”고 날을 세웠다. 김한길 상임부위원장은 “대통령이란 자리는 남 탓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더민주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은 “노사정 합의가 파탄 난 데에는 막 나가는 여당, 무능한 야당 모두 공범”이라며 “양당 담합의 카르텔을 깨야 한다”고 했다.
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