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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 소리' 이성민 "배우들이 함께 해준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았어요"
‘미생’으로 국민멘토로 거듭난 이성민이 이제 한 아이의 아빠로 관객들 앞에 선다. ‘로봇, 소리’의 해관으로 등장하는 그는 10년 전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아빠로 진한 부성애를 드러냈다. 어떤 관객이라도 ‘이성민’ 하면 이제 믿을 만한 배우, 믿고 보는 배우라고 말하지만 최근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 듯 “제가 영화에 누가 될 거 같았어요”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제가 하는 것에 늘 확신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래요. 작품에 있어서는 제가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예술적으로든 흥행이든 평가를 받아야 하잖아요. 그리고 결과물은 때로 제가 생각한 것과 전혀 다르게 나오기도 하고요.”

연기 인생 30년 정도가 지나서야 첫 단독주연 작품을 내놓은 이성민은 작품에 대한 부담을 적지 않게 느꼈다고 했다.

“기자시사회 전날 잠을 잘 못자고 나왔어요. 시사회에서 처음으로 마음을 내려놓고 영화를 봤어요. 끝나고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는 말에 반시름 놓았죠. 아직 개봉을 안했으니 반시름만 놓은거고, 관객들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요.”

특유의 낮은 목소리로 조목조목 자신의 모습을 설명하는 이성민은 이번 작품에서 다른 배우만큼 로봇 ‘소리’와 연기하는 장면이 많았다. 로봇이란 설정에 다소 걱정스런 기우도 잠시, 영화가 시작된 후 여기저기서 ‘소리’와 이성민의 장면에서 웃음이 쏟아져 나왔다. 그에게 로봇과의 연기가 힘들진 않았냐고 물었다.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실물이 있는 거라 쉬웠습니다. 만일 사람인데 로봇으로 대해야 한다면 더 힘들었겠지만 실물이 있는 로봇이라 거기에 맞춰서 연기를 했어요. 다만 로봇에게 맞추는 리액션, 앙상블은 저 친구의 연기가 필요해서 어떤 게 효과적인지 의논하면서 했습니다. 그런 게 배우들하고 상대할 때 달랐죠. 서로 맞춰야하는 장면은 둘 다 연기를 해야 하니까 만들어야 했어요.”

‘소리’를 향한 그의 배려에 응답하듯 ‘소리’의 목소리를 맡은 심은경도 훌륭한 연기로 이성민과의 연기호흡을 드러냈다. 기자시사회 당시 이성민은 그런 심은경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은경이가 참 고마웠어요. 나중에는 제가 먼저 찾아가기도 했다니까요. 그 친구가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제일 먼저 캐스팅되고 다른 배우들보다 이름이 먼저 올랐잖아요. 그때서야 다른 배우들 캐스팅 걱정에 불안하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했어요. 그때 희준이가 먼저 해주겠다고 해줘서 고마웠습니다. 하늬도 다소 애매한 역할이라 제가 먼저 ‘수정해야하지 않을까요’ 했었는데 하늬 본인이 해준다고 했고, 부인 역의 혜진이, 원해도 선뜻 해준다고 했어요. 너무 고마웠어요. 이런 것도 배우는구나 했습니다. 제가 주연임에도 배우들이 함께 해준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호평 일색의 연기를 펼친 이성민은 이렇게 “많은 빚을 졌어요”라고 말하며 영화를 완성시켜준 많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영화를 연출한 이호재 감독에게 “자신이 원하는 건 절대 놓치지 않는다”며 특유의 섬세함을 칭찬했다.

“의외로 사교적이세요. 한 번은 스태프들이랑 다 같이 마피아 놀이도 했어요. 축구도 하고. 그런데도 자신이 챙겨야할 것은 놓치지 않았는 분이라 많은 의지가 됐습니다. 특히 제가 감정에 몰입해서 격한 연기를 펼칠 때도 다음 장면, 그 이후의 전개 등을 생각하시면서 컨트롤해줬어요. 완성본을 보고 그 판단이 옳았다고 인정했습니다.”

연기로 인정받고 이제 한 영화의 주연이 된 이성민은 28일 극장에서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물음을 던지자 그는 수줍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로봇, 생각보다 귀여워요.”
이슈팀기자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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