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中 7% 성장 붕괴, 세계경제 뚝이 무너졌다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중국발 경제위기 우려감이 현실이 되고 있다. 중국의 GDP(경제성장률)는 7%에도 못미쳤으며, 산업ㆍ소비 등 실물경제 지표는 시장의 예상치마저 밑돌아 중국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발 경제위기는 도미노 현상처럼 다른 나라들 까지 위기로 몰아 넣을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낳고 있다. 이와 함께 올 연초 2주사이에 5조달러 이상을 증발시킨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中 엔진 꺼졌나…GDP 7% 붕괴, 실물지표 악화=중국 국가통계국은 19일 작년 중국의 GDP가 전년보다 6.9%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작년 연간 성장률은 1990년 3.8% 이후 25년만에 7%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의 지난해 GDP가 7%에 못미칠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시장 내에서 팽배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개소식에 참석해 “우리 GDP는 작년에 7% 안팎, 다시 말해 7%에 거의 가깝게 성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GDP로만 보면 그간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하지만 지난 4분기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크게 둔화되고 있는데다 중국 당국의 목표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쉽사리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작년 4분기 GDP는 전년 동기보다 6.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2009년 1분기(6.2%) 이후 거의 7년만에 최저치다.

게다가 시장 전망치(6.9%)와 전분기 성장률(6.9%)에 못미쳤을 뿐 아니라 중국 당국이 방어선으로 여기던 7%에도 못미쳤다. 중국의 경기 둔화추세가 분명해진 셈이다.

특히 GDP 성장률 외에 투자, 소비, 산업생산 등 실물지표는 일제히 예상치를 밑돌았다.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단순히 기우가 아니라는 얘기다.



지난달 중국 산업생산은 5.9% 증가에 그쳤다. 이는 시장 시장 전망치(6.0%)와 전달 증가치(6.2%)보다 낮은 수치다.

산업생산은 지난해 전체로는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지난해 고정자산 투자는 10.0%가 늘어 시장 예상치(10.2%)에 못 미쳤으며 1∼11월(10.2%) 보다도 줄었다.

지난달 소매판매 증가율 역시 11.1%로 전망치(11.3%)를 하회했다. 이전치는 11.2% 였다.

막대한 부채를 바탕으로 한 중국의 투자 중심 성장 모델이 사실상 한계를 맞은 셈이다. 더욱이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이 올해 6.3%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낮은 5%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는 전 세계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조지 소로스는 지난 7일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중국이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는 과정에서 위안화를 절하시킨 일이 전 세계의 문제로 전이되고 있다며 현 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2008년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주요 (경제) 조정 문제를 갖고 있다”며 “이것이 위기에 이르렀다. 금융 시장을 보면 2008년에 겪은 일들을 상기시키는 심각한 도전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금리인상 물 건너가나=당장 중국의 위기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은 중국발 주가 쇼크와 유가 급락이라는 악재를 만나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말 9년만의 금리 인상 이후 올해 4차례의 추가 인상이 예상됐었다. 하지만 중국의 주식 시장이 붕괴하고 국제유가는 12년만에 최저로 추락하자 연준은 코너에 몰려 시나리오를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다.

연준은 지난 8월의 위안화 환율 대혼란으로 세계 경제가 심각하게 흔들리자 시장 예상과 달리 9월에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연준은 글로벌 시장의 안정성을 우려하고 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글로벌 성장이 현저하게 둔화됐다는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도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가 중국과 직접 교역을 많이 하지 않는 미국 같은 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로이터통신이 경제전문가 9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문가들은올해 연준이 금리를 3차례 올리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흔들리는 유로존과 아베노믹스=중국 경제의 둔화는 수출 감소와 자본 유출, 환율 급변동 등으로 유로존에도 큰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성장 둔화로 유럽은 기계류와 운송장비 등의 수출에 특히 타격을 입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1% 포인트 감소하면 유로존 GDP에는 2∼3년간 0.1∼0.15% 영향을 미친다고 지난해 보고서에서 분석했다.

특히, 중국의 자본 유출도 유로존이 걱정하는 문제다 중국의 자본 유출로 위안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 다른 나라들도 경쟁적인 통화 절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역시 공장장비 제조업체와 전자부품업체 등이 중국에서 매출 급감을 겪고 있다. 또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몇 년간 급증했지만 앞으로는 관광객 수나 이들이 쓰고 가는 돈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는 유가를 떨어뜨려 산유국을 강타했다. 이뿐만 아니라 유가 하락은 저물가가 큰 걱정거리인 미국과 유로존, 일본 등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

주요 7개국(G7)의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1932년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모두 2% 아래에 그칠 전망이다.

/smstor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